장풍아 굴러봐

어제부터 장수풍뎅이를 기르게 되었다.

그대로 그렇게 2010. 5. 12. 16:08

그 전날 직원인 이선생님이 집에 장수풍뎅이가 많은데, 가져다 줄까... 하고 물으시길래... OK! 했더만 어제 한마리를 가져 오셨다.

오전에 내 방에 있는 쇼핑백 안을 보니 투명한 플라스틱 통에 검은 흙만 담겨져 있길래...

알을 가져오신건가? 이랬다.

퇴근할 때 가져가려고 다시 꺼내어 봤더니... 허걱!! 웬 통통하고 하얀 애벌레가 나와 있는 것이다. (생각보다 매우 컸다.)

너무 놀랬지만... 애써 참고는 혼자 깔깔대고 웃었다.

이선생님을 불러서 원래 이런 놈이었냐고 하니까 그렇다고 하신다.

"어? 얘 죽은 거 아니에요? 왜 움직이질 않지?" 그랬더만...

그 오동통한 몸에 비해 매우 보잘 것 없는 작은 다리 하나를 까딱해보인다.

" 아.. 살았구나?"

 

신나게 쇼핑백을 들고 버스를 탔는데, 이 녀석이 흙속으로 다시 들어가 있었다.

집에 도착해서 아이들한테 이야기하니 너무 좋아들한다.

그러나... 여전히 안 나오는 녀석.

검은 흙만 뚫어지게 쳐다보았지만... 결국 나도 애들도 그 통통하고 웬지 영양가 있어 보이는(?) 몸매를 못 보고 말았다.

젓가락으로 찔러볼까? 하다가... 혹여 상처라도 나면 안되지... 하면서 참았다.

우리는 이 녀석의 이름을 지었다.

큰 아이가 장풍이라고 하길래 그렇게 하자고 결정을 봤다.

장수풍뎅이의 약자구나... 혼자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큰애가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엄마. 저거 장수풍뎅이에요? 아님 사슴벌레에요?"

"네가 장풍이라고 이름 지었잖아!!! 그러니까 장수풍뎅이지!!"

나중에 이런 이야기하면 분명 자기가 언제 그랬느냐고 대들 것이다. - -;;; (뻔하다. 임마!!)

 

오늘 아침까지도 흙속에서 안 나오는 녀석...

미련 곰탱이라고 이름 지을걸... 하는 생각도 했지만...

우리는 참을성있게 계속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내일은 장풍이가 편히 쉴만한 공간과 먹이(젤리)등을 사러 마트에도 가봐야 겠다.

장풍아 함 나와서 굴러봐~~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데, 하물며 장수풍뎅이 애벌레가 못 구르겠니?

(이 녀석 뚱뚱해서 못 구르는 거 아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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