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풍아 굴러봐

장풍이... 감당하기 힘들어지다..

그대로 그렇게 2010. 7. 7. 11:09

애벌레일때는 그렇게 조용하고 얌전하던 놈이 다 크더니만 완전 딴판이 되었다.

죙일 땅속에서 잠만 잤었는데, 지금은 죙일 나와서 논다.

(쫌 자라. 넌 잠도 없냐?)

아침엔 푸드덕 거리며 밖으로 날고 싶다고 난리고...

바람이라도 쐬라고 뚜껑을 살짝 열어 놓으면,

뚜껑 밀치고 밖으로 나올려고 아둥바둥 대고...

진짜 나올까봐 뚜껑을 황급히 닫으니까 발을 틈새에 끼고 버텨서 아침에 진짜 힘들었다. 덴장쓰...

젤리를 넣어주고, 물을 뿌려주고 싶어도 하도 나올라고 바둥대니까 겁나서 뚜껑도 못 연다.

처음 볼때보다 많이 컸다.

동그랗던 몸매가 길어졌다.

 

오늘 아침엔 장순이도 잠깐 나와서 놀았다.

그런데 장풍이가 하도 설쳐대니까 조금 나와 놀다가 다시 땅속(톱밥)으로 들어가서 안 나온다.

다른 사람들 말대로 암컷은 뿔이 없어서 그런지 정말 바퀴벌레 같이 생겼다.

아직 어려서 몸도 작고,원형이고...

 

사람들이 웬만큼 키우다가 산에다 놔주는 이유를 알겠다.

우리도 나중엔 그렇게 해야되지 않을까 싶다.

물 좋고, 산 좋은 곳에다 데려다 줬으면 좋겠다.

우리 동네에다 풀어놓는 사람도 있던데, 난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우리 동네는 된장맞을 까치가 워찌나 많은지...

풀어 놓자마자 잡아 먹힐 게 뻔하다.

이 동네는 까마귀도 있다. 제주도 한라산에서 까마귀 보고 도시에서는 첨 봤다. - -;;

 

그러나 아침에 그런 이야기를 언뜻 비추니 역쉬... 큰아이는 펄쩍 뛴다.

 

어제도 톱밥땅 휘젓다가 뭔가 뚝하는 느낌이 난 후에 장군이인지, 장순이인지 꿈틀꿈틀 땅 속에서 움직이는 것 보고 내가 얘들 다치게 한 것 아닌가 무척 걱정했었는데...

5살 작은 아이는...

"엄마...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이제부터는 연필로 이렇게~ 휘젓지 마세요. 알았죠? 제가 안아줄께요."

이러는데, 이 놈(큰 아이)은...

"제가 장풍이, 장군이, 장순이를 얼마나 걱정하는지 아세요? 어디 다칠까, 부러질까, 죽을까... 맨날 맨날 신경 쓴다구요." 이러면서 내게 핀잔을 준다.

임마... 나도 너희들 그렇게 키웠어. 지금도 그렇고...

예전에 미끄럼틀에서 뛰어내려 팔 부러졌다는 전화 받았을 때 하늘이 노래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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