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성 경화증이란?
서론
이 질병은 공피증, 경피증, 진행성 전신성 경화증, 크레스트 증후군 (CREST syndrome) 등의 여러 이름으로도 불리는 질병입니다. 이 질환은 정도에 따라 대략 3가지로 분류될 수 있는데 첫째, 제한성 공피증은 피부가 딱딱해지는 부위가 팔꿈치 이하의 손, 무릎 이하의 발, 얼굴에서만 발생되고 신장, 폐 등의 내부 장기 침범이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둘째, 미만성 공피증은 제한성 공피증보다 더 많은 부위, 즉, 팔꿈치 이상, 무릎 이상의 피부와 몸통에서도 피부가 딱딱해지는 변화가 나타나면서 신장, 폐 등의 내부 장기 침범이 동반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셋째, 국소형 공피증은 피부의 일부분만 딱딱하게 변하는 현상으로 둥근 모양의 반상 공피증 (morphea), 피부에 선 모양이 나타나는 선상 공피증 (linear scleroderma)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질환은 피부와 폐, 심장, 신장, 식도, 위, 소장, 대장, 등의 여러 장기가 딱딱하게 변화되고 혈관도 좁아져서 이로 인해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질병의 발생율은 매우 드물어 우리 나라에서는 통계가 없고 미국의 경우 1년에 백만명당 4∼12명 정도라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남녀비율은 남자 한 명당 여자가 4-5명 정도로 여자에게 잘 발생됩니다. 발생 연령은 보통 30세에서 50세 사이이고 발생 원인은 아직 잘 밝혀지지 않았으나 항핵항체와 여러 자가 항체들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면역체계에 이상이 있어 발생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비닐 클로라이드, 톨루엔, 벤젠, 실리카 등과 같은 화학 물질도 이 질병의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임상 증상
이 질환은 일부 손가락의 피부에서만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환자들은 피부뿐 아니라 여러 장기에서 다음과 같은 다양한 증상을 보입니다.
1. 전신 증상: 피로, 체중 감소, 발열 등의 증상이 좋아졌다 악화되었다를 반복하며 정신적으로는 피부 병변에 대한 미용 문제에 따른 우울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2. 레이노 현상 (Raynaud's phenomenon): 손가락과 발가락으로 가는 동맥이 좁아지고 추위나 진동에 대한 혈관 수축 반응이 항진되어 추운 곳에 노출되면 손가락, 발가락, 코, 귀 등으로 가는 동맥 혈관의 피 순환이 안되어 그 부위의 피부색이 처음에는 하얗게 되고 좀 더 지나면 파랗게 변하는 현상으로 다시 따뜻한 곳으로 돌아오면 혈관이 확장되어 다시 자기 원래의 피부 색깔을 되찾게 되는 현상입니다. 이 현상은 이 질환의 특징적인 증상으로 대부분의 환자 (약 95%)들이 이 현상을 경험합니다.
3. 피부 병변: 처음에는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조금씩 붓는 증상으로 시작합니다. 좀 더 진행되면 손등과 손목이 두꺼워지고 딱딱해져 손가락을 쥐지 못하게 되고 또한 손을 완전히 펴지 못하게 됩니다. 손가락의 주름도 없어집니다. 손과 발은 레이노 현상에 따라 피부색이 자주 변하게 됩니다. 얼굴은 초기에는 부어있고, 팽팽하고, 빨간 색조를 띠지만 더 진행되면 이마에 주름이 없어지고, 입술 주위에는 굵은 주름이 나타나게 됩니다. 심하게 진행된 환자에서는 손가락이나 발가락에 피 순환이 되지 않아 손가락 끝이나 발가락 끝이 썩어서 떨어져 나가는 경우도 있으며, 이로 인해 손톱, 발톱이 없어지거나 손가락의 길이가 짧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4. 근골격계 증상: 아침에 일어나면 손이 뻣뻣해지는 아침 강직 현상이 나타나고 손을 비롯한 여러 관절에 좌 우측 양측성으로 통증이 발생되어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오인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실제로 류마티스 관절염이 동반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다발성 관절염이 동반됨에 따라 근육의 쇠약도 동반되어 근육의 힘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장기간 제한성 공피증을 앓는 환자의 약 40%에서는 손가락의 피부에 칼슘이 침착되는 석회화 (Calcinosis cutis)가 일어납니다.
5. 소화기계 증상: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식도의 운동이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식도의 연하운동이 저하됨에 따라 명치끝이나 앞가슴이 음식물이 걸린 듯 답답하거나 통증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하부 식도 괄약근의 기능 이상에 의해 위산이나 위의 음식물이 식도로 올라와서 소화불량, 가슴앓이, 신트림, 입냄새 등의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위의 기능도 저하되어 구역질, 구토, 음식의 위내 저류, 소화불량, 복부 팽만감, 상복부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발생되는 경우에는 내시경, 식도내압검사, 바륨 방사선 검사, 핵의학 식도운동 검사 등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한편, 소장과 대장의 운동에도 장애가 생겨, 변비, 설사, 복통 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6. 호흡기계 증상: 폐가 서서히 굳어져서 폐섬유화가 일어나는 것이 이 질병에 동반되는 특징적인 폐 병변입니다. 마른 기침, 호흡곤란이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 초기 증상이고 폐기능검사에서 폐기능이 떨어진 소견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초기의 폐 사진에서는 폐 하부에 약간 흐린 정도의 음영이 나타나지만 더 진행되면 간질성 폐질환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이 전 폐부가 하얗게 변하게 됩니다. 더 진행되면 심한 호흡곤란이 발생되고, 폐출혈이 발생되어 각혈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폐 침범이 나타나면 예후가 나쁘므로 조기에 진단하여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합니다. 고해상 컴퓨터 단층 촬영으로 조기 진단이 가능합니다. 폐가 침범되었다는 결과가 나오면 약물의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면역억제제 등과 같은 강력한 치료를 해야 합니다.
7. 심장 증상: 다양한 종류의 부정맥이 발생될 수 있고, 심장을 싸고 있는 심낭에 염증이 생기는 심낭염이 발생되어 흉통이나 호흡곤란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겨 심장의 크기가 커지고 심장의 기능도 저하되어 울혈성 심부전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8. 신장 증상: 이 질환이 신장에도 발생된다면 주요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매우 위험합니다. 미만성 공피증에서 잘 발생되는 경향이 있는데 우선 혈압이 심하게 올라가서 보통의 혈압약으로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고혈압을 악성 고혈압이라고 합니다. 소변에서 피가 나오는 혈뇨가 발생되고 적혈구가 신장에서 깨져서 발생되는 용혈성 빈혈도 발생됩니다. 좀 더 심한 경우에는 급성 신부전으로 급속히 진행되어 신장 기능이 상실되어 소변이 나오지 않아 인공신장을 이용한 혈액투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악성 고혈압에 따른 두통, 현기증, 구토, 시력감퇴, 간질, 심부전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9. 기타 증상: 입에 침이 나오지 않아 입이 마르는 구강 건조증과 눈물샘이 말라서 눈물이 안나오는 안구 건조증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이를 이차성 쇼그렌 증후군이라 합니다.
치료 및 예후
치료의 목적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 내부 장기 침범을 예방합니다. 둘째, 이미 침범된 장기의 기능을 유지시키거나 더 악화되지 않도록 합니다. 셋째, 피부를 포함한 이미 침범된 장기의 기능을 향상시킵니다. 그러나 이 치료 목표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치료 약물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일부의 약물들이 혈액 순환개선과 질병의 진행을 방지할 수는 있다고 보고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꾸준히 치료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폐나 신장 침범과 같이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때는 고용량 스테로이드나 강력한 면역억제제로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합니다.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을 예방하는 보존적인 요법도 약물 요법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차가운 자극을 피하고 담배를 끊고 추운 곳에서는 반드시 장갑과 모자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말초 혈액 순환이 잘 되도록 해야합니다. 폐,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 침범이 있는 환자의 예후는 좋지 않아 5년 생존율이 50-70% 정도밖에 안되지만 주요 장기 침범이 없는 환자는 90% 이상의 5년 생존율을 보인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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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당귀작약산, 우거신기환 등의 한약재로 피부경화증을 고쳤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