にっき

재밌는 대화...

그대로 그렇게 2012. 5. 18. 13:38

내 나이의 1/2 되는 후삼이랑 오늘 많은 대화를 나눴다.

처음엔 정말 말이 안 통하는 개망나니인줄 알았는데... 성격이 약간 소심하면서도 괜찮고... 요즘엔 정말 실력도 많이 늘고 공부에 대한 열정도 생긴 것 같다.

 

무슬림인 후삼이 나에게 물었다.

네가 맨날 불교라고 하는데 대체 불교가 어떤 이념을 갖고 있는지 설명해달라...

그래서 환생서부터 부처의 오계 등등을 되지도 않는 영어로 간신히 설명해줬다.

후삼은 나에게 무슬림의 5대 이념에 대해 설명해줬는데...

후삼같은 철딱서니 없는 애들도 라마단을 지킨다고 한다.

12시간 정도 음식을 입에 안 대는 의식이라는데...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그 담엔 하루 다섯번 절하기 (어떤 사람은 50번 절한다고도 함)

일년에 한번씩 자기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돈이나 물건 등으로써 봉사하기

등등 다섯가지인데... 그 중 한가지는 자기가 영어로 설명을 못하겠다고 말한다.

 

무슬림 여자들이 보통 히잡이라고 하는 걸로 머리를 가리고 다니는데... 어떤 여자애들은 눈만 빼고 온 몸을 다 가린 걸 보고 속으로 약간 끔찍하단 생각도 했었다. 맨날 버스 타는 정류장에서 보는데... 이 더운 날씨에도 긴팔에 긴치마를 입고, 얼굴은 눈만 빼놓고 까만 천으로 죄다 가렸다. 그런 애들이 돈 자랑은 하고 싶어서 뤼비통 백을 매고 있는 것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까지 들기도 한다.

 

암튼... 후삼에게 물어봤다. 머리가리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눈만 빼놓고 다 가리는 것은 이상하지 않느냐... 그랬더니... 같은 사우디아라비아라 해도 지역마다 다르다고 대답을 했다.

내가 잘못 알아들었는지 어쨌는지... 암튼 후삼이 형제끼리 자신의 아내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말해서 물어봤다.

너는 네 엄마 얼굴을 볼 수 있느냐... 그랬더니 막 깔깔대고 웃으며 후세인한테 내가 한 질문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후세인도 같이 낄낄대고 한참 웃더니... 자기는 여자형제가 다섯인데 얼굴을 못봤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내가... 그럼 어떻게 네 엄마, 여형제들을 구분하느냐... 그러니까... 엄마!!라고 불러서 대답을 하면 그 사람이 엄마인줄 안다며 또 웃는 것이다.

내가 거짓말하지 말고 진실을 이야기해 달래도 자꾸 웃으며 그말만 되풀이 하더니...

한참 지나서 후삼이 나에게 실제로 집에서는 짧은 옷도 입고 있고, 서로 얼굴도 다 본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또... 자기 형제가 다섯인데 셋째 동생은 형제가 20명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물어보니까... 자기 동생을 자기 이모들 둘이 젖을 나누어 먹여서 그렇다고 한다. 자기 이모 한명이 자식을 9명을 낳고, 또 다른 이모가 7명을 낳았으니 자기 엄마의 형제까지 합하면 20명이 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그래서 내가 분유는 안 먹이냐? 고 물으니까 분유도 먹이고, 젖도 먹이고 다 한다... 라고 대답한다. 사실 한국에서는 친척이나 여자 형제가 아이를 낳았다해도 귀찮아서라도 젖을 나눠 먹이지 않는 개인주의가 만연한데... 사우디는 정말 혈연관계가 대단하단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후삼에게 물어봤더니 정말 그렇다고 한다. 패밀리가 엄청나게 방대하며 가문을 많이 따진다고 한다. 같은 나라사람들끼리 80%정도는 모두 혈연관계로 얽혀 있다고 말하는데... 솔직히 어떤 뜻인지 감이 잘 안 잡힌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이 엄마가 이탈리아 출신이라 이탈리아에서 얼마간 살았던 선생님이 우리가 하는 이야기에 끼어들으셨다.

그 선생님 이야기로는... 자기가 이탈리아에 있을 때  제일 싫었던 문화가... 양볼에 뽀뽀 쪽쪽!!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한테 그렇게 하는게 너무 짜증났다고 한다. 길가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면 길어봤자 2분 정도 인삿말 하고 돌아서는데... 첨 만났을 때 쪽쪽!!.... 와... 어떻게 지내세요? 어쩌구... 헤어질 때 쪽쪽!!.... 엄청 짜증나고 힘들었다고 한다.

 

나는 이렇게 다양한 문화에 대해 아는게 너무 재밌다고 했더니 선생님도 그렇다고 이야기한다.

 

오늘 정말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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