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wan Vege-Res

대만 채식 여행 (Taiwan Traveling for Vegetarian) -- 6 편 終

그대로 그렇게 2019. 8. 16. 15:28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조식을 담당하며 우리 일행의 채식 식사를 도와주던 아가씨(확실친 않지만...;;)가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다.

그리고 어떤 즉석에서 싸먹는 음식을 가리키며,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것이라 했다.

맛은 뭐 그럭저럭이었지만, 평소같으면 우리가 먹을 수 없는 음식이라며 쳐다도 안 봤을 음식들이

아가씨의 도움으로 걱정없이 먹게 되어 너무 감사하고 좋았다.


우리 일행은 아가씨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우리 짐가방의 무게도 덜겸,

싸가지고 간 조미김, 새 양말, 새 썬크림, 마스크팩 등등을 잔뜩 싸서 선물로 주었다.

나는 서툰 중국어, 영어 섞어서 다음에 대만에 오면 너(아가씨) 땜에 이 호텔에 다시 묵고 싶다고 했다.

실제로 그렇게 할 생각이다.


우리는 택시를 호텔로 불러 용산사(롱산쓰)에 갔다.



롱산쓰 입구에 들어서면 대웅전에 이렇게 관세음보살 상을 모셔놨다.

밑에 보이는 신자들이 열심히 독경하고 있고, 롱산쓰 경내에도 노인, 젊은이 할 것 없이 돌바닥에 앉아서 같이 책을 보며 독경을 하는데, 뭔 소린 줄 모르겠으나 낭랑하고 듣기 좋았다.


롱산쓰는 제2차 세계대전때 지역 주민들이 미군의 공습으로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려 경내에 모여 독경을 하거나 누워 쉬며 자거나 하며 지내던 곳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모기떼가 기승을 부렸다.


지역 주민들은 갑작스레 기승을 부리는 모기 떼를 피하기 위해 각자 집으로 돌아갔는데, 그날 미군의 공습이 있었다.

롱산쓰를 대만 총통부로 착각하고 폭탄을 퍼부은 것이다.

그래서 롱산쓰의 돌기둥이 부서지고 처참해졌지만, 이 사진의 관세음보살상은 온전했다고 한다.


이를 본 지역 주민들은 더욱 롱산쓰와 관세음보살님의 자비에 탄복하며 이 절에 더욱 열심히 다녔다고 한다.

이 관세음보살을 모신 대웅전 뒤엔 도교신들을 모셔놨는데, 그 중엔 화타도 계셨다. (저에게 명의의 힘을 주시길...)



공부를 잘하게 도와주신다는 문창대제님.




호텔에서 롱산쓰로 가는 택시 안에서 찍은 총통부 전경.

실제로 롱산쓰와 총통부는 꽤 가까운 거리였다.

총통부 옆에 법무부 등이 보였는데, 다 낡은 건물이었다.


소박하게 사는 대만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보였다.

사실 난 우리나라의 너무 자주 바뀌는 삐까번쩍한 건물에 거부감이 좀 있다. (환경파괴 땜에)



이후 우리는 롱산쓰 앞에 있는 85도씨 커피에서 소금커피를 마신 후(너무 맛있었슴), 까르푸 계림점에 걸어 가서 이런저런 선물들을 사고, 택시를 타고 소식식품점에 다시 가서 맡겨 놓은 오뎅을 찾은 후 호텔로 돌아왔다.


짐을 다 싸서 체크아웃을 한 후 호텔에 짐을 맡겨두고, 첫날 갔던 명덕소식원에 가서 점심을 먹은 후

예약해 놓은 택시를 타고 공항에 가서 한국으로 출국했다.

비행기 출발 1시간 전에 도착해야 되는데, 5분 늦어서 비행기 못 탈 뻔한건 안 비밀...;;;

담부터는 이런 바보짓하지 말자... 다짐 함.


너무 즐거운 여행이었고,

내년에 또 가기로 함.

아마 새로운 사람이 추가될 것이고, 기존 사람 중에 대부분은 안 갈 것 같다.


그러나 난 대만에 자주 가는게 너무 좋다.

가깝고, 맛있는 음식 많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