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많다.
일단 내가 사는 집이 걱정이다.
옆 벽이 갈라져 있다.
요즘 같이 계속 비가 내리면... 저런 벽도 허물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자꾸 된다.
그래서 혹시 비가 너무 많이 내리면 밤에라도 차 끌고 도망가야겠단 생각을 한다.
그 담에는 엄마 집...
너무 낡아서 걱정이 된다.
그래서 비가 많이 온 날 아침에는 전화를 드린다.
오빠들한테 다 맡겼는데도... 혹시나 저렇게 낡은 집에 계속 혼자 사시는 게 나중에 내 맘에 한으로 남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
주변에 아파트나 작은 빌라에 전세로 가시자고 해도 싫다며 고집을 부리신다.
오빠들이 자기네 아파트에 가자고 해도 싫어하신다.(이건 나도 싫다...;;;)
아빠라도 계셨다면 덜 걱정할텐데...
엄마는 낡았어도 내 집에 사는게 제일 편하다며 좋아하신다.
그리고 <티베트의 지혜>와 <티베트 사자의 서>를 읽으신 후에는 집과 재산에 신경쓰시는 것보다 낡은집에 낡은 옷을 입고 살더라도 수행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신다.
엄마가 나에게 몇번 하신 말씀...
"죽으면... 첨엔 자신이 잘하고 착하게 한 일들만 떠오른대... 그럴 땐 자기 스스로도 너무 행복하고 기쁜 마음이 드는데... 그게 지나가고 나면 내가 나쁘게 하고 악한 마음 먹었던 일들이 떠오른대... 그러면 본인 스스로도 두려워서 막 도망가고 숨고 싶어하고 그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