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자를 위한 붓다의 교설(9) 파멸의 문(2)
파멸의 문(2)
마성 스님/ 팔리문헌연구소 소장
104. “혈통을 뽐내고 재산과 문벌을 자랑하면서 자기의 친척을 멸시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05.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일곱째 파멸입니다. 세존이시여, 여덟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06. “여자에게 미치고 술과 도박에 빠져 버는 족족 잃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07.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여덟째 파멸입니다. 세존이시여, 아홉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08. “자기 아내로 만족하지 않고, 매춘부와 놀아나고 남의 아내와 어울린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09.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아홉째 파멸입니다. 세존이시여, 열 번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10. “한창때를 지난 남자가 틴발 열매처럼 불룩한 젖가슴을 가진 젊은 여인을 유혹하고 그녀를 질투하는 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11.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열 번째 파멸입니다. 세존이시여, 열한 번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12. “술과 고기 맛에 빠져 재물을 헤프게 쓰는 여자나 남자에게 집안일의 실권을 맡긴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13.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열한 번째 파멸입니다. 세존이시여, 열 두 번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14. “크샤트리아(武士)의 집안에 태어난 사람이 권세는 작은데 욕망만 커서, 이 세상에서 왕위를 얻고자 한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15. 세상에는 이와 같은 파멸이 있다는 것을 잘 살피어, 현자와 성자들은 진리를 보고 행복한 세계에 이른다.”
위 내용은 『패망경』에 나오는 열 두 가지 파멸의 문 가운데 후반부 여섯 가지이다. 이 경전의 내용은 별도의 해석이 필요 없을 정도로 쉽게 설해져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위 경전의 내용을 다시 음미해 보자.
일곱 번째 파멸의 문은 혈통과 가문 등을 자랑하면서 이웃의 친척을 돌보지 않는 것이다. 이를테면 입만 열면 자기 가문의 우월성을 자랑하면서 그 가문 가운데 불우한 처지에 놓인 사람을 전혀 돌보지 않는 사람이 이에 해당된다.
여덟 번째 파멸의 문은 술과 여자, 도박 등에 빠지는 것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술이나 도박, 그리고 여자에 빠지면 그 재산은 순식간에 탕진해 버릴 수도 있다.
아홉 번째 파멸의 문은 자기 남편이나 아내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외도를 일삼는 것이다. 남편이든 아내든 어느 한쪽이 외도에 빠지면 그 가정은 파괴되고 만다. 비록 어떤 사람이 사회적으로 성공했더라도 가정이 파괴되면, 그는 실패한 인생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돌아가 의지할 가정이 없기 때문이다.
열 번째 파멸의 문은 늙은 남성이 젊은 여인에게 빠지거나, 늙은 여인이 젊은 남자에게 빠지는 것이다. 이것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순간적인 쾌락을 좇아가는 것은 저열한 사람이다. 순간적인 쾌락 뒤에는 긴 고통이 뒤따른다.
열한 번째 파멸의 문은 낭비가 심한 사람에게 재산의 관리를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재물을 획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남편이 벌어온 재산을 아내가 허영심으로 낭비해 버린다면 파멸에 이르게 되는 것은 말할 나위 없다.
열두 번째 파멸의 문은 분수에 맞지 않는 큰 목표를 설정하는 것을 말한다. 즉 자신의 능력은 따라주지 않는데, 도저히 실현 불가능한 높은 지위를 꿈꾸는 것이다. 이를테면 그 사회의 하위직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사람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능력과 분수에 맞지 않는 과도한 목표에 매달리는 것도 곧 파멸의 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붓다께서 언급하고 있는 파멸의 문은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하며, 미래 세대에도 그대로 유효할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자기의 실패를 조상이나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파멸은 자기 스스로 지은 것임을 이 경전을 통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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