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말씀

재가자를 위한 붓다의 교설(12) 시갈로와다 숫따(3)

그대로 그렇게 2008. 8. 9. 17:24

재가자를 위한 붓다의 교설(12) 시갈로와다 숫따(3)

 

 

 

시갈로와다 숫따(3)

 

 

마성 스님/ 팔리문헌연구소 소장

 


“친한 듯하나 원수로 생각해야 하는 네 종류의 사람이 있다. 욕심쟁이와 입에 발린 친절을 베푸는 사람과 수다쟁이와 부랑배가 그들이다. 욕심쟁이가 친한 척하더라도 원수로 간주해야 하는 것은 네 가지 이유 때문이다. 그는 탐욕스럽고, 적게 주면서 많이 기대하고, 해야 할 일도 두려움 때문에 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다.

 

입에 발린 친절을 베푸는 자가 친한 척하더라도 원수로 간주해야 하는 네 가지 이유가 있다. 그런 부류의 인간들은 과거나 미래에 관해서는 친절한 약속을 하나 실제 베푸는 친절은 속이 빈말뿐이며, 친절을 베풀어야 할 때는 여지없이 돌아서 버린다.

 

수다쟁이가 친한 척하더라도 원수로 간주해야 하는 네 가지 이유가 있다. 그런 자는 너의 좋은 행동뿐 아니라 나쁜 행동에도 찬성한다. 그러나 면전에서는 칭찬하고 네가 없을 때는 비난한다.

 

부랑배가 친한 척하더라도 원수로 간주해야 하는 네 가지 이유가 있다. 그런 자는 네가 술 마실 때나 적당하지 않은 시간에 거리를 쏘다닐 때나 유흥장에 출입할 때나 도박할 때만 친구가 된다.

 

좋은 친구로 볼 수 있는 네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도움을 주는 친구와 행복할 때나 곤경에 처해 있을 때나 변함없는 친구와 좋은 충고를 해 주는 친구와 동정심 많은 친구가 그들이다.

 

도와주는 친구는 네 가지 이유 때문에 좋은 친구이다. 그는 네가 깨닫지 못할 때 지켜주며, 네가 지킬 수 없을 때 재산을 지켜주며, 네가 두려워할 때 위안처가 되며,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필요한 것보다 두 배의 도움을 준다.

행복할 때나 곤경에 처해 있을 때나 한결같은 친구는 네 가지 이유 때문에 좋은 친구이다. 그는 너에게 자신의 비밀을 말하며, 너의 비밀을 누설하지 않으며, 네가 곤경에 처했을 때 너를 저버리지 않으며, 너를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기까지도 한다.

 

좋은 충고를 해주는 친구는 네 가지 이유 때문에 좋은 친구이다. 그는 네가 나쁜 일을 하지 못하게 하며, 네가 좋은 일을 하면 즐거워하며, 네가 전에 배우지 못한 것을 그로부터 배우며, 네게 천상에 이르는 길을 일러준다.

 

동정심 많은 친구는 네 가지 이유 때문에 좋은 친구이다. 그는 너의 불행을 보고 즐거워하지 않으며, 너의 성공을 함께 기뻐해주며, 사람들이 너에게 대해 악평하지 못하게 하며, 사람들이 너에게 대해 좋은 말을 하도록 전한다.

 

위 내용은 붓다께서 시갈라(Sigāla)라는 청년에게 친구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한 것이다. 즉 나쁜 친구와 좋은 친구는 어떤 사람인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인생에서 친구의 중요성을 역설한 대목이다. 실제로 살아가면서 나쁜 친구를 만나느냐 좋은 친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진다.

 

특히 출가자에게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좋은 친구를 만나야 출가의 본래 목적을 빨리 이룰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는 친구를 ‘도반(道伴)’ 혹은 ‘길 벗’이라고 부른다. ‘수행의 길[]을 함께 가는 반려자[]’라는 의미이다. 예로부터 불교교단인 상가(Sangha, 僧團)를 ‘좋은 벗의 집단’이라고 말한다.

 

초기경전에서는 ‘좋은 벗(kalyānamitta, 善友)’에 대해 설한 것이 꽤 많다. 어느 때 아난다 존자는 붓다께 “우리는 좋은 벗을 갖고 좋은 동지 속에 있다는 것은 이미 성스러운 이 도()의 절반을 성취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붓다는 “좋은 벗을 갖는 것은 절반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도의 전부이다”라고 아난다의 견해를 수정해 주었다.

또 다른 경전에서는 “비구들이여! 여기 한 법이 있나니 성스러운 여덟 가지 길을 일으킴으로써 이익 됨이 많도다. 그 한 법이란 무엇인가. 좋은 벗을 가짐이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세존에 의해 법은 잘 설해졌다. 그것은 좋은 벗과 좋은 동지를 가지는 일이며, 결코 나쁜 벗과 나쁜 동지를 가지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붓다는 언제나 좋은 벗을 갖고 좋은 동지와 함께 있다는 것은 이 도의 전부임을 강조하였다. 그만큼 친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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