にっき

한가하다 보니... (窮卽通...;;;)

그대로 그렇게 2020. 5. 15. 16:52

별별 일을 다한다.

예전부터 뭔가 고장나면 돈 적게 들여 고치는 것을 좋아했다.


누군가에게 맡기면 일단 인건비, 재료비 뻥튀기가 너무 되니까...


예를 들어, 몇년 전에 이사를 왔을 때, 문 손잡이가 덜렁대서 집주인한테 이야기 했더니, 문 손잡이를 통째로 고쳐주셨는데,

고쳐준 손잡이는 굉장히 쌩뚱맞고 구멍을 크게 뚫어 놓은 옛날 문 손잡이에 비해 작더니만, 얼마 안가서 망가졌다.


그 집에서 다른 집으로 이사할 때 똑같은 현상이 나타나길래... 예전 문 손잡이 달아준 철물점에 물어봤더니 문 손잡이, 인건비 포함 6만원을 달라고 하셨다.

예전 생각이 나면서... 일단 생각해 보겠다 하고, 집에 와서

자세히 보니 문 손잡이 밑에 작은 나사같은게 보였다.


그 나사를 꼭 죄어주니 문 손잡이가 덜렁거리지 않았다.

어떤 문 손잡이는 나사가 아예 없어서 인터넷으로 똑같은 나사를 택배포함 삼사천원에 주문하여 끼웠더니 더이상 덜렁거리지 않게 되었다.


수건걸이도 덜렁거리면 나사 죄어주면 다시 단단해지고...


나사만 죄어주면 되는데, 철물점에 물어보면 통째로 갈아주는게 일상다반사이다.


내가 손수 하면 쓰레기도 덜 나와서 환경 보호에도 일조하겠단 생각이 들어 더 재미가 났다.


이것 저것 고쳐보고, 알아보고... 해서 해결했지만...


전기는 안 만지리라... 결심했는데, 욕실 스위치가 고장나니까...


왜 그러지? 뜯어보다 보니... 아.. 이거 내가 고칠 수 있겠구나.. 싶어 다이소에서 스위치 사다가 갈아끼우니까 완벽해지고...


수도는 절때 안 만지리라... 결심했는데,


얼마전에 엄마 마당 수도를 두개로 나누어서 한개는 뒤꼍에 화단에 물주고, 한개는 마당에서 쓰시게끔 해드리고 싶단 생각에 인터넷과 유튜브를 뒤져보고 문의해 본 결과...


철물점에서 티밸브가 아닌 수도꼭지가 두개인 걸 11000 원에 사서 어떻게 갈아 끼우는 건지 열심히 습득한 다음 엄마 집에 야심차게 갖고 갔더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빠가 와서 아주 편리하게 잘 고쳐주었다.


아파트 번호키도 고장이 났는데, 집주인한테 말하기도 그렇고, 내가 고치자니 돈 아깝고... 개고민하고 있다가 친구 사무실에 가서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네 사장님이 문짝에 붙어 있던 중고 번호키가 아까워서 가져온 게 있다며 공짜로 주셨다.


역쉬... 자신이 없어서 유튜브 열라 찾아보다가... 포기하는 심정으로 해봤더니...

잘 됬다. 물론 중간에 못을 잘못 박아서 관리실 아저씨 불러서 해결한 다음 했지만..;;;

지금도 퇴근해서 아파트 번호키를 누를 때마다 흐뭇하다.


그러던 와중, 일주일 전... 울 한의원 물치기(ICT)가 고장이 났다.

물치기가 고장이 날 땐 딱 두가지 경우이다.

1. 완전 전원이 안 들어올 때 -- > fuse 의 문제이다. 휴즈(한개에 100원 정도...;;)만 갈아 끼우면 됨.

2. 전원은 들어오는데, 빨아들이지를 못할 때 -- > 모터의 문제이다. (돈 많이 든다...;;)


작년에 2번의 경우가 되서 AS를 부탁했더니,

오셔서 25만원인지, 30만원인지를 청구하신 다음, 모터를 교환해주셨다.


그런 기억으로... 아... 이 기계는 모터의 고장이다... 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울 한의원 물치기가 5개...;;

신삥이 두개, 구형이 3개...


십몇년을 쓴 구형이 고장난 것이었다.

아주 바쁠 때 아니고서는 나머지 네개로 충분히 굴릴만 하다.


하나 정도야... 없어도 되지만, 혹시나... 하고 뜯어보았다.

모터가 보였고...

모터 이외의 것을 자세히 보았지만,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선이나 모든게 잘 꽂혀 있었고, 가지런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모터를 뜯어보았더니... 작은 전기선 하나가 부식이 되어 떨어져 있는 것이었다.


당장 뭔가 할 수가 없어서 검정색 전기테이프로 고정을 하고 다시 조립을 했더니,

물치기가 잘 되었다.


그래도 뭔가 마음이 찝찝해서, 인두와 납을 사려다가 혹시나 아빠가 쓰시던게 엄마집에 있을까 싶어 지난 토요일 찾아봤는데,

안 보였다.


혹시나 오빠가 갖고 있을까... 싶어 물어보았더니, 없다고 성질이다.


그래서 이틀 전 다이소에 가서 30W 인두 5000 원, 납 1000 원을 주고 샀다.

그 와중에 이 물치기는 예상대로 다시 또 고장이 났다.


걍 환자 없을 때 천천히 하자.. 이런 생각으로 있는데...

어제 환자가 별로 없는 것이었다. ㅠ


그래서 뜯어봤다.


그리고 생전 처음 해보는 용접(납땜)을 시도해봤다.

장갑끼고 마스크하고...


그래도 순식간에 손가락을 데어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쉽진 않았지만, 어찌어찌해서 잘 붙였다.

식은 다음 손으로 잡아당겨봤더니 단단히 잘 붙어 있었다.


다시 조립해서 시험해보니 잘 되었다.


십몇년을 쓴 기계라 언제 또 고장날지 모른다.

그래도 몇십만원 아꼈단 생각에 마음이 뿌듯하다.


모터를 통째로 갈아버려 환경오염 시킬 일도 줄었고...


할 때마다...

'하.. 내가 꼭 이걸 해야 하나?' 자괴감 많이 들고 '담부턴 하지 말고 사람 시키자...' 이러지만...;;


내 자신을 믿을 수가 없다.


문제 생기면 또 고치려고 달려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