にっき

엄마는 깡패...;;;

그대로 그렇게 2011. 10. 31. 12:38

어제 하루종일 혼자서 이삿짐 정리하고... 아이들 밥 먹이고, 공부시키고...

넘 힘들고 우울했다.

날씨도 좋은데 밖에 나가서 바람 쐴 시간도 없다는 사실이 넘 슬펐다.

그래도 꾹꾹 참으며 하루를 잘 지냈다.

그러나 오늘 아침...

일찌감치 일어나 밥차려서 먹고 있는데... 자꾸 큰애가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잘하던 젓가락질을 갑자기 못하겠다면서 징징거리고...

A형 특유의 소심 + 예민 + 짜증을 내면서 사람 속을 긁었다.

첨엔... 자신감을 북돋아주면서... 괜찮다고 이야기하고, 다독거려 주었지만...

그 소심한 짜증은 그칠 줄을 몰랐다.

큰애는 우리 가족 중에 가장 맘이 넓고 착하고, 온순하지만...

자기 몸 컨디션이 안 좋거나 그러면 소심한 짜증을 엄청 부린다.

둘째는 아파도 나처럼 잘 참는 경향이 있는데...

큰애는 조금만 아파도 징징대고 짜증내고 그런다.

그래서 큰애는 아플 때 나한테 많이 맞는다. (가뜩이나 아픈데 맞기까지 한다...;;;)

 

암튼 뽀로로 젓가락을 주면서 맘을 달래주고 설겆이를 하는데... 화장실에서 세수하다가 자기 머리가 뻗쳤다며 또 징징대고 있는 것이다.

속으론... '아 그러게 어제 목욕탕 가자고 꼬실때 갔으면 머리 저렇게 안 되었잖아..' 하는 생각을 하면서 또 참고 있는데...

배 아프다고 징징대며 내 옆으로 와서는 토해놓는 것이었다.

참다 참다 못해서 엉덩이를 발로 찼더니 엉엉 울기 시작한다.

그리고나선 잔소리를 퍼부었다.

"야!! 엄마가 얼마나 힘든줄도 모르고 개념없이 징징대고 난리들이야? 너네들 아침부터 먼지나게 얻어 맞고 싶지 않으면... 저 마루에 있는 책들하고 장난감들 다 치워!! 안 그러면 학교랑 유치원 안 보낼 줄 알아. 알았어? 책을 봤으면 제 자리에 고대로 갖다 놓고 정리해야 될거 아냐? 이모할머니가 너네들 노예냐? 너네들 자꾸 이렇게 어질러 놓으면 이모할머니도 앞으로 우리 집에 안 오실거야. 그러면 너네들끼리 밥해먹고 유치원 갈래?"

그랬더니 둘이 헐레벌떡 치운다.

큰애는 이렇게 책들 치우고 정리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 같았다.

아침에 밥 먹는데 한시간... 씻는데 10분, 옷 입는데 20분씩 소비하며 게으름을 피우던 둘째도 정신차렸는지... 내 호통에 빨리 씻고, 혼자서 옷 입고... 책들을 정리했다.

 

화가 안 풀린 나는 병아리들 밥주면서도 한대씩 때렸다.

맨날 똥만 싸고... 쌀이나 좁쌀, 물 등을 주면... 자꾸 발로 헤집어 놔서 신문지를 깔아놔도 금방 적시고...

이틀에 한번씩 병아리 똥 치우고 신문지 가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말 못하는 짐승 때린게 좀 안타깝긴 하지만...

때리고 나니까 더 정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아마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살짝 때리긴 했지만, 담부턴 때리지 말아야겠다는 반성도 했다.

 

그렇게 맘이 풀린 큰애와 작은 애 손을 잡고... 학교앞... 유치원까지 바래다 주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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