にっき

한 고비 넘기면 또 한 고비...

그대로 그렇게 2011. 2. 22. 14:23

차를 빼 달라는 전화가 와서 나갔다 오는 중에,

단골 손님 한분을 만났다.

가족들이 다 오시는 관계로 그 집 내력과 집안 사정들을 잘 아는 편인데...

이 여자분은 그 집안의 외며느리로 집안 대소사를 다 혼자서 책임지는 형편이다.

그나마 손윗시누이들이 다들 잘 살고 착해서 이 하나밖에 없는 올케한테 잘해주는 편이지만...

이 며느리 혼자서 시아버지 시어머니를 보필했으니...

나보다 한살 어리지만 정말 어른스럽고 본받을 점이 많은 사람이라고 늘상 생각해왔다.

 

보통 말이 없고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라 길에서 만나도 웃으며 인사만 하고 지나갔는데...

오늘은 얼마나 답답했는지, 나에게 묻지도 않은 이야기들을 쏟아놓았다.

10년간 중풍으로 쓰러져 누워만 있던 시아버지를 잘 모시다가 몇년전에 장례를 치뤘는데...

그 이후로 시어머님이 자꾸 아프거나 골절이 되어 병원에 입원하시고 수술도 여러차례 받은 형편이었다.

그런데 얼마전에도 또 골반뼈가 부러지셔서 지금 입원해 계신데...

내일 퇴원하시면 누운 상태로 대소변을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 되어 속상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한 고비 넘어가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또 고비가 오고... 에휴.. 사는게 왜 이러는 지 모르겠어요."

"그냥 애들이 귀여우니까 사는건데... 너무 힘들어요..."

 

나도 같이 속이 답답해지고 착한 사람이 너무 고생이 심하다 싶어 마음이 안타까웠지만...

그냥 이런 말하고 헤어져서 왔다.

"이렇게 부모님께 잘했으니... 꼭 보답을 받을거에요. 부모님께 잘한 사람들이 자식복이 있더라구요. 그리고 ***님 너무 훌륭하세요. 나 혼자있을 때 ***님 생각이 나면 얼마나 대견하고 훌륭한지 몰라요. 힘내세요."

 

나도 어제는 너무나 힘이 들어서 해외여행이라도 함 다녀올까... 아님 미국으로 이민갈까... 별 생각을 다 했었는데...

어제 만난 정**씨도 나보다 세살이나 많은 아줌마인데 지금 하는 일이 무척 힘들지만 긍정적으로 열심히 사는 것 보고, 힘든 마음을 달래었었는데,

오늘은 고**씨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착하고 인내심 있게 사는 일은 본인한테만 좋은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한테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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