にっき

보물이 하나 있다.

그대로 그렇게 2010. 10. 9. 14:14

그건 뭐냐면....

어렸을 적 부터 모아 온 그림엽서이다.

중2때부터 모으기 시작한게 꽤 된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5-6센티 정도 굵기가 되는 것 같다.

우편번호 5개짜리 그림엽서부터 시작한 건데...

내가 엽서모으기가 취미라고 하니까 대딩때 친한 애들이 사진엽서를 주었지만... 그건 다 한쪽 구석에 쳐박아 놨다.

사진엽서는 별로 안 좋아한다.

내 그림엽서에는 여러가지 짧은 글귀, 시, 예쁜 그림 등이 있다.

만화 캐릭터들도 있다.

한승원의 만화, 황미나의 안녕 미스터 블랙,  원수연의 풀 하우스... 등의 한국 순정만화 캐릭터들 뿐 아니라

스누피, 팻시 덕, 푸우, 미키 마우스... 등도 있다.

스누피를 좋아해서 스누피 엽서가 많은데... 지금은 별로다.

외롭거나 힘들 때 엽서를 한장, 한장 꺼내어 그림을 감상하고, 글이나 시를 읽어보면서 마음을 달래었었다.

지금은 너무나 바빠서 몇년동안 한번도 꺼내어 본 적이 없었는데, 요즘 한두달에 한번씩 다시 꺼내어보게 된다.

어제도... 여러가지 일로 마음이 무척 침울해져 있었는데...

문득 그 엽서들을 꺼내어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또 한장 한장 꺼내어 보면서... 엽서에 내가 직접 적어 놓은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등을 읽어보면서 마음을 달래고 있는 와중에...

한 엽서에 사이먼과 가펑클의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의 가사가 적혀져 있는 걸 봤다.

당신이 의기소침해 할 때... 어쩌구 부터 시작되는 가사를 보니...

내가 지금 딱 이런 상황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이먼과 가펑클 CD를 틀고... 그 음악을 들으며 나머지 엽서를 감상했다.

그 음악과 엽서가... 내 마음을 많이 치유시켜 주었다.

지금은 엽서를 안 모으지만... 혹시나 좋아하는 스타일의 엽서가 있다면 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갖고 있는 이 엽서들로 충분하다.

어렸을 적의 작은 취미가 성인이 되었을 때의 마음을 이렇게 달래주다니...

그때는 정말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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