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진 저 -동아일보사-
여해 이순신 책을 보다가... 일본의 군웅할거 시대 즉 전국시대에는 대체 어떤 일이 있었을까 고민하다가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빌렸다.
물론 재밌었다.
너구리같이 생겼었다는 이에야스...
어렸을 적 부터 이에야스의 삶은 불행했다.
이에야스가 태어난 다음해 부모의 이혼(엄마 집안이 오다 집안에 붙음)으로 엄마의 사랑을 못 받고, 6세 때는 인질로 이마가와 성으로 보내어졌다. 그러나 어린 이에야스를 믿고 무사로써 금기시된 농사일도 마다 않던 후다이들의 격려와 사랑으로 이에야스는 훗날 큰 인물이 된다. 이에야스의 아버지, 할아버지는 정말 용맹한 무사였지만, 둘다 20대에 의문의 죽음(가신들에 의한)을 당한다.
그러니... 돌다리를 두들겨보고도 안 건넜다는 이에야스의 신중함이 이로부터 나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이에야스는 오다 노부나가의 요구로 자신의 자식과 아내를 죽이라는 명령에도 따른 냉혈한 사람이지만, 그런 선택을 하게 한 노부나가도 참 나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노부나가는 이에야스의 충성심을 시험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이에야스의 아들도 잘못이 많다. 아랫사람 죽이는 걸 자기 기분대로 하고, 아내 또한 이에야스를 배반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신의 손으로 아내와 아들을 죽이라는 명령은 너무 심했다고 생각한다.
역사책을 정말 좋아하지만... 이런 내용은 정말 픽션같단 생각이 들 정도로 드라마틱하단 생각이 든다.
이에야스는 신중하지만 한번 결정을 하면 매우 신속했다고 한다.
일본인이라 그렇지, 굉장한 인물이었다는 걸 거듭 느낀다.
여기서 또 웃긴건...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가토 기요마사이다.
우리 한국인으로써... 고니시 유키나가, 가토 기요마사, 시마즈 요시히로, 도도 다카도라, 와키사카 야스하루, 그외 뒷 이름 모르는 고바야카와, 구키,.. 뭐 이런 인물들은 불멸의 이순신 드라마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는 이름이다.
가토 기요마사는 히데요시가 죽은 이후 이시다 미쓰나리, 고니시 유키나가 등의 서군과 맞서 싸운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중심으로 한 동군에 끼어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승리한다. 그래서 가토는 히데요시 때 19만석의 구마모토 성주에서 54만석으로 불어나지만(히데요시시대때 이에야스는 240만석 영주였다), 도자마 다이묘로 분리되어 에도성 등의 부역에 가담되었다. 이에야스의 다이묘들에 대한 정책은 다음과 같았다. '죽지 않도록, 그러나 살 수도 없게...'
이런 부역은 다이묘들을 정말 힘들게 했는데... 이에 관한 일화 하나를 소개하자면...
<나고야 성의 확장공사 때였다. 거듭되는 부역에 견디다 못한 후쿠시마 마사노리가 불평을 털어놓았다. "에도나 슨푸성은 중요한 성이므로 확장이 불가피하다 해도 이런 나고야 성 공사에까지 우리를 동원하다니 이치에 맞지 않다. 이러다가는 재정파탄이 불가피하다." 그 불평에 대해 가토 기요마사가 정색을 하고 말했다. "부역이 싫다면 영지에 돌아가 모반하는 것이 어떤가." 부역이 싫다면 반란을 일으키라는 말이었다. 물론 반란은 멸망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이때 가토는 자진하여 덴슈카쿠의 축조를 담당하여 5,6천명의 인부를 동원하고 직접 돌을 운반했다. 이것을 본 가신들도 화려한 의상을 입은 채 돌을 끌고 재목을 날랐다. 아무리 부역이 고통스럽다 해도 히데요시가 키운 가토나 후쿠시마 같은 맹장들도 감히 반항하지 못할 처지가 되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가토는 나중에 히데요시의 아들 히데요리를 이에야스가 만나려 할 적에 히데요리를 수행하면서 단검을 품에 숨기고 만약의 사태가 발생하면 이에야스를 죽여 도요토미 가문의 명예를 지키려고 했다. 그러나 둘의 회견은 무사히 끝나고 가토는 히데요리(당시 19세)를 모시고 오사카성으로 돌아가는 길에 단검을 꺼내들고 눈물을 흘리면서, "이것으로 히데요시 공의 은혜에 보답했다"고 중얼거렸다고 한다. 가토는 이에야스의 오사카성 함락 전에 50세의 나이로 병사한다. 우리나라 정서상으로는 가토나 고니시나 다들 천하의 원수들이지만... 가토의 이런 행적을 보니 일본으로서는 아주 나쁜 사람은 아니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야스는 복통... 지금 생각하면 위암인 것 같다는... 질환으로 74세에 죽었지만 11세기 전후부터 시작된 일본 막부정치의 혼란과 내란에 종지부를 찍고 쇄국적이지만 그래도 평화로운 에도지다이를 열어 백성을 안정시킨 공헌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대망이라는 책을 꼭 읽어 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끝으로 이에야스의 유훈이다.
"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다. 서두르면 안된다.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 굳이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마음에 욕망이 생기거든 곤궁할 때를 생각하라. 인내는 無事長久의 근본, 분노는 적이라 생각하라. 승리만 알고 패배를 모르면 害가 자기 몸에 미친다. 자신을 탓하되 남을 나무라면 안된다. 미치지 못하는 것은 지나친 것보다 나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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