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거리

어려운 책을 샀다.

그대로 그렇게 2010. 1. 15. 15:23

물론 난 어려운지 모르고 샀다.

사기 전에는 그랬다.

'좋은 책이라면... 누구 누구한테 선물도 하고 그래야지...'

드디어 어제 택배로 책이 도착했다.

들뜬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그러나..... 책 내용을 보고... 갑자기 열이 솟구쳤다.

'이거 뭐야? 장난해? 지금이 조선시대야? 한글은 하나도 없고... 거기다 세로쓰기야?'

급실망한 후... 한참을 고민했다.

열받아서.. 이 책을 권해주고, 같이 공부하자고 한 박원장님께 전화도 안드렸다.

이 책을 읽는다는 건... 마치 하이힐을 신고 타클라마칸 사막을 낙타도 없이 걸어가는 형국인... 그런 시츄에이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가끔 한문책을 읽기도 한다.

그러나... 1, 2, 3, 4... 정리되어 있거나... 가끔 애교로 한글도 나와야... 보는 재미가 있는거다.

물론 가로쓰기여야만 한다.  

이런... 조선시대 선비들이 귀양가서 너무 심심해서 미칠 것 같을 때 들쳐볼만한 책을 현대시대에 읽으라니... 이건 정말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결국 오늘 한한자전을 샀다. - -;;; (예전에 있던 건 낡아서 부수색인도 없어졌기 땜에 글자 한자 찾다가 성질나서 책 덮어버리는 경우가 빈번했슴)

책 산 돈 아까워서라도 봐야겠다는... 그런 현실적인 문제(돈문제)에 부딪혀....;;;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신공을 써야 한다.

내가 주로 쓰는 책읽기 신공은 다음과 같다.

1. 하루에 한장 읽기 신공.(이렇게 하면 징그럽게 어렵고 지루한 책들도 읽을 수 있다.)

2. 색칠신공.(형광펜으로 떡칠을 하다보면 책에 정이 들기 때문에 그럭저럭 버틸 수 있다. 또 하나의 장점은 머릿속에 하나도 안 집어 넣었어도 책만 보면 되게 공부 많이 한 것 처럼 보여서 남들한테 자랑할 수도 있다. ㅋㅋ)

3. 노트신공.(좋아하는 그림이 겉표지에 있는 매력적인 노트를 한권 사서 정리를 해나간다. 스트레스 쌓일 때마다 그림을 보면서 위안을 받거나, 남한테 빌린 책을 정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나중에 다 쓰고 나서 개발새발 글씨를 보면 가끔 울컥~한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4. 연필신공. (이렇게 띠어쓰기도 안되고 모르는 한자도 수두룩한 책에 연필로 낙서하거나, 줄긋기를 하는 신공인데, 학교다닐 때 이후로 거의 안해봤었다.)

 

지금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하루에 한장 읽기 신공으로 나갔다간 다 읽는데 최소한 5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성질급한 나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하루에 두세장 읽으면서... 색칠도 가끔 하면서... 연필로 무쟈게 낙서하는... 그러나 노트는 절때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노트에 정리까지 하다간 10년 걸리는데... 아마 중간에 포기하고 때려칠 확률이 99%이다.

 

암튼... 어렵다. (야. 얼른 책이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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