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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산사태로 한 마을 매몰…6백여명 '실종'

그대로 그렇게 2009. 8. 11. 12:27

대만, 산사태로 한 마을 매몰…6백여명 '실종'

노컷뉴스 | 입력 2009.08.11 08:03

 



[베이징=CBS 김주명 특파원]

지난 9일 8호 태풍 모라꼿이 강타한 대만에서 거대한 산사태가 발생해 한 마을이 완전히 매몰되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

대만 남부 최대 도시 가오슝(高雄)시 외곽에 있는 샤오린(小林)촌이 거대한 산사태와 함께 지도상에서 사라졌다고 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이 마을 주민 1,313명 가운데 최소한 6백명이 매몰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산사태는 태풍 모라꼿이 1,000mm 가까운 폭우를 퍼부은 9일 새벽 발생했다.

극적으로 대피했던 한 주민은 "9일 새벽 6시 10분쯤 거대한 굉음이 들려 놀라 뛰쳐나와보니 흙더미와 돌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새벽 6시쯤 한 이웃이 "산이 무너져 내린다, 빨리 대피하라"고 고함을 쳐 정신없이 반대편 고지대로 대피해 목숨을 건졌다면서 "엄청난 양의 토사가 마을로 밀려들어오면서 순식간에 마을이 사라졌다"고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10일 밤 현재 이 마을 주민 1,313명 가운데 생존이 확인된 사람은 절반을 넘지 않는다.

대만 연합신문은 한 마을이 지도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면서 이번 태풍피해가 지난 1999년 대지진을 능가하는 최악의 자연재해라고 전했다.

대만 경찰과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무너져내린 토사의 양이 너무 많아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오슝현 소방국 수딩궈(蘇定國) 제3지대장은 "네개 마을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샤오린촌 이외에 인근 차오난촌과 중싱촌 지샨진의 일부 마을이 거대한 흙더미에 묻혀 주민 상당수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극적으로 대피한 차오난촌 촌장은 자신이 살던 마을을 가리키며 "사람도 집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거대한 토사더미만 쌓여있다"고 말했다.

피해를 입은 지역이 대부분 산간지대에 있는데다 도로가 끊기고 통신마저 두절돼 현재로서는 얼마나 많은 인명피해가 났는지 알 수 없다고 구조 관계자가 전했다.

대만에서는 이 지역 이외에도 15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실종됐다.
대만 동남부 일부 지역에는 7일부터 10일까지 무려 1,400mm의 폭우가 쏟아져 50년만의 최악의 수해로 기록됐고 교량 20여곳이 무너져내리는 등 곳곳에 태풍이 할퀴고 난 상처가 남아있다.

8호 태풍 모라꼿은 세력이 약화된 가운데 10일 중국 남동부 푸젠성에 상륙했다.
태풍이 지나간 푸젠성과 저장성, 장시성과 안후이 성에서는 10일 밤 현재 모두 9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으며 가옥 6천채가 무너지고 883만명이 태풍 피해를 입었다고 중국 민정부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