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거리

굿바이 해리포터

그대로 그렇게 2009. 7. 21. 15:23

해리포터를 드디어 다 봤다.

무려 8-9년의 세월동안 본 것이다.

물론 내 잘못은 아니다.

작가인 조엔 롤링이 그렇게 질질 끌었잖아.

해리포터를 처음 본게 아마 2001년 겨울에서 2002년 봄 사이였을 거다.

남편이 태국에 여행갔을 때 책 대여방에서 빌려 본게 시작이었던 것 같다.

 

너무 재밌어서 처음부터 푹 빠졌다.

국역본을 다 읽은 후에도 그 감동의 여운을 잊지 않고자 영문판으로 다시 읽었다. (물론 1편만...;;;)

해리포터는 총 7편으로 나누어진다.

1. 마법사의 돌  2.비밀의 방, 3.아즈카반의 죄수 4.불의 잔 5.불사조 기사단 6.혼혈왕자 7.죽음의 성물

물론 다 재밌었지만, 그래도 1,2,6,7이 손에 땀을 쥘 정도로 재밌었던 것 같다.

마법사의 돌은 첫편이니까 재밌었고,

비밀의 방은 스토리가 매우 자연스러워서 재밌었고,

혼혈왕자는 볼드모트의 악마적인 과거 때문에 재밌었고,

죽음의 성물은... 물론 모든 의문과 갈등이 해결되었기 때문에 재밌었다.

난 작가가 왜 이런식으로 끝내나...이런 불만이나 아쉬움을 갖고 싶지는 않다.

작가가 만든 그대로의 해리포터를 좋아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난 해리포터를 좋아한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 아팠던 사람은..

세베루스 스네이프였다.

그의 외로운 인생 때문에...?

인간은 누구나 외롭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한사람의 부재로 더욱 외로웠다.

그를 뭔가에 비유하자면... 어느 음지에 홀로 자라는 식물로 보고 싶다.

결코 자기가 있는 음지를 벗어날 수 없는 식물...

그 식물에 한줄기 빛을 준게 바로 해리의 엄마 릴리였다.

그 식물은 그 작은 빛에 의지한채 자신의 생명을 유지해 나갔다.

 

릴리가 볼드모트에게 죽음을 당한 이후 덤블도어에게 찾아가서 엎드려 흐느껴 울던 스네이프...

해리가 볼드모트의 불안정한 영혼 찌꺼기가 몸에 붙어 볼드모트를 공격할 때 잘못하면 해리도 죽을 수 있다는 덤블도어의 말을 듣고 눈물 흘리던 스네이프...

난 결코 이 장면을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렇게 덤블도어 이외의 주변 사람들과 해리를 속이면서 까지 아껴줬던 그 마음을...

해리가 릴리의 아들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그를 마음속 깊이 사랑했던 그 서투른 마음을...

 

암튼... 몇해의 겨울을 해리포터와 함께 했다.

올해는 여름에 읽었지만...

해리포터가 끝나면 뭔 재미로 살까 미리부터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작가가 마지막에 아주 강한 여운을 줘서... 그래도 괜찮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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