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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무역정책 '이중 플레이' <FT>

그대로 그렇게 2009. 5. 8. 15:32

오바마, 무역정책 '이중 플레이' <FT>

NAFTA-한미 FTA 등 '말과 행동 다르다'
"교역 상대방, 계속 헷갈리게 만든다"

연합뉴스 | 입력 2009.05.08 11:02 | 수정 2009.05.08 11:08

 




(서울=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강력한 무역 정책을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현실적인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이중 플레이'를 함으로써 교역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8일 비판했다.

신문은 '오바마의 무역 정책이 교역 상대국을 계속 헷갈리게 하고 있다'는 제목의 해설 기사에서 대선 캠페인 당시 경제 보좌관을 지낸 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이 된 오스턴 굴스비를 언급하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신문은 굴스비가 선거전 때 한 캐나다 외교관을 만난 자리에서 "당선되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할 것"이란 오바마의 발언을 지적하면서 '선거용이니 너무 신경쓰지 말라'는 취지로 발언해 주위에 있던 다른 보좌관들을 경악시켰음을 상기시켰다.

신문은 론 커크 미 무역대표가 지난달 NAFTA를 공식적으로 재협상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음을 지적하면서 굴스비의 선거전 때 발언이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소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애덤 포슨은 "NAFTA와 관련해 굴스비가 예전에 처신한 것처럼 오바마도 똑같이 행동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신문은 미국이 한국, 콜럼비아 및 파나마와 각각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의 미 의회 비준이 계속 지연돼온 것과 관련해 최근 오바마가 "새로운 행동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오바마 핵심 지지 세력인 노조 등이 반발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것 역시 오바마의 이중 플레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오바마는 "이들 3개 FTA에 대해 미국민과 의회, 그리고 (해당 교역) 상대국 등과 협의해 새로운 행동 계획을 만들고 있다"면서 "도하라운드 협상과 관련해서도 교역 상대방과 농업, 공산품 및 서비스 부문에서 시장을 활짝 열도록 하는 합의가 이뤄지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워싱턴의 관측통들도 오바마의 이런 모호한 처신에 대해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면서 캐나다와 멕시코의 반발을 무릅쓰고 NAFTA의 노동과 환경 조항을 재협상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쪽과 '전략적 제스처'라는 견해가 교차하고 있다고 전했다 .

오바마의 이런 처신이 본인에게도 두가지 어려움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지적한 신문은 첫째 의회에서 통상 정책을 놓고 민주당이 단합되지 못하고 있는 점과 민주당에 큰 영향력을 가진 노조가 반감을 갖고 있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둘째는 주요국과의 무역마찰 문제라면서 경기 부양의 주요 자금줄인 미 국채를 대거 흡수해주고 있는 중국 등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오바마가 부심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다.

전미기업연구소(AEI) 관계자는 "오바마가 무척 신중하게 바느질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가 미국민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NAFTA의 뚜껑을 다시 열길 원치 않는데도 과연 그가 말처럼 도하 협상을 강하게 밀어붙이겠느냐는 의구심이 크다"고 말했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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