にっき

가장 좋아하는 만화는...

그대로 그렇게 2008. 12. 15. 15:51

김태연님의 반혼사이다.

너무나 훌륭한 그림과 에피소드...

4권까지는 사서 봤는데, 그동안 여기저기 빌려주느라 잊어버렸던 와중에 작은올케 언니가 빌려줬던 책을 되가져 오면서 제짝을 찾았길래 또다시 보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친구가 병원에 입원해 있길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두권(씨크릿, 티베트의 지혜)을 사주고, 김태연의 반혼사 1-4권을 빌려주었다.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더니만, 퇴원하면서 내가 빌려줬던 1-4권과 함께 전편을 사서 선물로 주었다. 5-7권을 새것으로 사려고 했더니만 인터넷에서 거의 절판되었기 때문에 낙담하던 중이었는데.. 나보다 인터넷을 더 잘하는 친구가 중고로 구한 것이다.

역쉬... 5-7권도 감동의 연속이었다. 만화 속 주인공들의 슬프고 애잔한 감성이 나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아 한동안 우울해지기도 했다.

반혼사는 도가의 이야기이다. 신선과 천상의 신들이 나타나는 환타지이다.

대체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옛날... 아마, 당, 송대였을 것 같다. 작가님은 그저 환타지 속의 나라라고 하지만, 의복이 그쪽 같다.

정치가 안정되었던 시절에... 서문무휘라는 아이가 있었다. 그는 일인지하 만인지상인 서문세가의 단 하나 밖에 없는 후계자였다.

그의 아버지는 서문성. 엄마는 검에 깃든 백룡의 딸이었다.

엄마는 검에 깃든 신이었기 때문에 인간계에 나와서 자식을 보살필 수 없는 형편이었고, 아버지 서문성은 무휘를 혼자 기르다 아버지가 계신 서문세가에 무휘를 데리고 돌아오지만, 원인모를 이유로 죽는다.

혼자된 무휘는 세가에 대대로 전해져오는 용설이라는 보검을 꺼내면서 확실한 세가의 후계자라는 걸 인정받지만...(아더왕?...;;;) 아버지인 서문성과 혼인을 약속했던 황제의 딸에게서 늘상 죽음의 위협을 받는다. 이 황녀는 무휘의 아버지를 사랑하다가 갑자기 어디서 낳았는지도 모를 무휘란 아기를 데려다 놓고 덜컥 죽어버린 무휘 아버지에게 굳이 시집을 오겠다고 고집부리면서 세가에 들어오는데... 무휘를 세가의 후계자로 인정하지도 않고, 아원이라는 아이를 데려와 자신의 양아들로 앉혀 놓고 세가의 후계자라며 고집을 부린다.

황녀의 세력은 드세어 아무리 서문세가였지만, 무휘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무휘의 할아버지(영의정), 무휘의 시집안간 고모, 호위무사 서황 뿐이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무휘를 해치려하고 황녀의 뜻을 따랐다.

그러던 어느날 천산 노모의 막내 신선인 구슬아기가 인간계를 내려보다가 실수하여 어린 소년이 된 무휘에게 떨어지게 되고... 구슬아기는 천상에서 찾으러 올때까지 무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때 무휘는 사람 많은 세가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들은 할아버지, 고모, 서황, 세희누나 뿐이라고 하는데... 구슬아기가 천상에 되돌아가기 전에 배웅을 하러 나온 무휘는 엄청난 뒷담화를 듣는다. 무휘가 믿고 따르던 세희누나가 바로 황녀의 심복이었고, 무휘의 음식에 독을 타 죽음에 이르게 하라는 분부를 받들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무휘는 이 상황을 보고 말없이 눈물을 흘린다. "난 괜찮아. 이런 일에 익숙해서 괜찮아." 하면서... 이때 구슬아기는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무휘를 언제까지나 지켜줄거라고...

천산 노모에게 돌아간 구슬아기는 노모께 조른다. 인간계로 내려가서 무휘를 평생 지켜주겠다고... 인간계로 내려보내 달라고...

결국에 구슬아기는 인간계로 내려와 거상 집안에 외동딸인 기령이로 태어나 무휘를 늘상 쫓아다닌다.

무휘는 그럭저럭 잘 자라 성인이 되었는데, 어느날 황녀의 초대에 응해서 차를 마시던 중, 독이 들은 차에 의해 어지러움을 느낄 때 황녀의 칼침을 맞는다. 무술이 뛰어난 무휘였기에 머리칼만 잘렸지만, 무휘는 크게 낙담하여 아무말 없이 세가를 떠나게 된다.

이 마을 저 마을을 다니다가 어느날 산에서 산삼을 찾게 되어 허기진 배를 채우려 먹으려던 찰나에 웬 백호랑이가 나타나서... 귀중한 산삼을 빼앗기게 된다. 이 인연으로 천지이서의 아이인 운백림의 화륜강의 집에서 머물게 되고 대단한 능력의 화륜강의 친구가 된다. 그곳에서 평생베필이면서 구슬아기의 인간환생인 기령이도 만나게 되고 점차 밝아지고 기운을 되찾는다.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지나가고... 무휘는 서문세가에서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세가로 돌아가는데, 이번에는 화륜강과 함께 간다. 그러나 여전히 황녀는 독이 든 차를 건네며 무휘가 피를 토하게 만들고... 화륜강은 검에 깃든 신룡인 무휘의 엄마를 만나 무휘를 부탁한다는 말을 듣는다. 황녀는 결국에 무휘를 죽이려는 계략을 짜는데... 저승사자의 문서를 위조하게 된다...;;(이런 젠장...문서위조죄가 얼마나 큰지 알어?) 이 계략을 듣게 된 화륜강은 저승에 가서 염제를 만나서 사실을 이야기 한다.....;;;; (만화로 보면 엄청나게 멋진데, 글로 쓰려니 황당하기 그지없넹. 염제폐하 진짜 멋짐... 긴 검은 머리에 날카로운 눈빛과 카리스마... 꺄하하~~~) 그런 와중에 저승사자의 진짜 문서에 황녀의 양아들인 서문아원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고... 서문아원은 말에 떨어져 온몸의 뼈가 으스러져 죽게 되는데, 황녀는 저번에 그 문서 위조한 술사를 불러 혼을 억지로 불러들여서 아원을 살아나게 한다. 이를 반혼이라고 한다. 그러나 반혼시켰다고 해서 계속 살아있게는 못하는 법. 결국 다시 살아났다 해도 죽을 때의 고통을 잊지 못해 정신이 돌아버리고 혼이 산산히 흩어져 다시는 살아나지 못하게 되는 떠돌이 영혼이 되어버린다는... 작가님의 말씀. 아원은 결국 단지 7일을 살고 영혼이 흩어져 버린다. 이 모든 사실을 알게된 무휘의 할아버지는 황녀를 다시는 못나올 감옥에다 가두고... 반혼시킨 술사는 염제가 델고 가 무간지옥에 꽁꽁 묻어둔다. (주~겄써!!!) 염제는 말한다. "사람들은 욕심이 너무 많다. 한번 죽는다고 끝이 아닌데, 이 생이 마지막인 줄 알고 저렇게 삶의 애착을 갖는다. 다른 생이 있다는 걸 알지 못하고 말이지..." 여기까지는 아~~주 좋았다.

그런데 마지막 반전... 짜잔~~

가끔 나오는 화륜강의 꽃미남 스승님.

바위 안에 어떤 예쁜 아줌마 한명 모셔놓고 이렇게 말한다. "부인...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언젠간 당신을 꼭 살려 놓겠어요."

이거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돼? 만화에선 이때껏 죽은 이의 혼을 되돌리는 반혼이 나쁘다고 하고, 화륜강과 염제같은 분은 그런걸 엄청 어리석게 여겼는데..... 스승님이 이런 짓을 하다뉘.... 물론 난 염제 폐하 편이다. 왜냐구? 잘생겼으니까!!!

물론 그 마지막 반전을 이렇게 이해할 수도 있다. 어쨋건간에 죽음이란건...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 인간의 능력으로선 쉽게 넘어설 수 없는 벽이라는걸..... 왜냐하면... 지금의 내 모습, 내 생각,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살았던 정든 땅... 이 모든 것과의 이별이 결코 쉽지는 않은거니까.... 하물며 부처님도 죽음이 두렵다고 하지 않으셨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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