にっき

F4

그대로 그렇게 2009. 1. 5. 15:34

오우... 아주 간만에 들어보는 단어(?)이다.

 

플라워 4, 즉 꽃미남 네명이라는 뜻으로 일본 만화 카미오 요코의 꽃보다 남자에 나오는 네명의 남자 주인공을 말한다.

 

한때... 이 만화에 미쳤던 적이 있었는데...

 

밤낮으로 이층침대에서 자며 박봉에 노가다 뛰던 그 시절에... 새로 산 만화책 한권을 가슴에 꼭 끌어 안고...

 

눈이 많이 오던 날에 여행가방 질질 끌고 택시타고 그 곳에 도착하던 날이 생각난다.

 

상급자가 날 처음 보고는..." 어쭈 화장을 다 했어?"

 

그 이후로 생전 처음 겪어보는 온갖 고생을 다 했었다. 물론 아침에 화장은 커녕 세수도 못하고...;;

 

너무 힘들고 슬퍼서 약간의 잠잘 여유라도 있는 날에는 집에서 가져 온 이 꽃보다 남자 만화책 한권을 안고 잠을 자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혼자서 당직을 서는 날에는 아무도 없는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지나가는 전철을 바라보곤 했다.

 

집 쪽으로 가는 전철을 처음 보면 '오늘은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몰라...'

 

이러고... 반대쪽으로 가는 전철을 보면 '오늘은 좋은 일이 안 생기려나?'

 

물론... 대체적으로 좋은 일은 거의 없었다...;;;

 

 

꽃보다 남자의 주인공들은 고딩인 츠카사, 루이, 아키라, 소지로 네명의 남자 주인공과 없는 집안의 평범하게 생긴 소녀 츠쿠시이다.

 

츠카사는 도묘지 그룹의 외아들이며 이 도묘지 그룹은 전용 비행기까지 갖고 있을 정도의 일본 최대 재벌이다. 츠카사의 엄마는 호텔업을 하시는데 츠쿠시와 아들 츠카사를 떼어놓기 위해 갖은 술책을 다 벌인다.

 

루이 또한 대단한 집안의 아들인데 엄마, 아빠가 없이 혼자 산다. 어렸을 때 돌아가셨는데 이 여파로 루이는 애어른이 되어 말이 없고 조용한 성격이 되었는데, 그래도 츠쿠시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려주고 사려깊게 배려해주는 F4중에서 가장 머리가 좋고 생각이 있는 인물이다.

 

아키라는 아버지가 신문재벌인가? 암튼 그런데 항상 출장중이다. 엄마는 공주병 환자인데 아키라를 낳은 이후로 늦게 딸 쌍둥이를 낳아 마치 인형처럼 키우면서 본인 또한 드레스를 입고 집을 온통 꽃으로 장식하며 사는 예쁜 분이다.

 

소지로는 일본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다도계의 거두 집안의 자손인데, 아빠, 형... 소지로까지 다 바람둥이 기질이 많아 결국엔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진정 아껴주는 사랑을 잃어버린다.   

 

츠쿠시는 평범한 회사원의 딸인데 엄마가 교육열이 센데다가 츠쿠시 또한 공부를 곧잘해서 명문 사립고에 간신히 들어갔으나 신분과 집안의 차이가 너무 커 학교에서 제대로 적응을 못하고 힘들어하지만 F4의 최고 똘아이 츠카사의 사랑을 받아 여러가지 풍파를 겪는다.

 

 

이 F4의 면면을 살펴보면 얘네들이 나중에 커서 철이 들면 몰라도 그렇지 않고 저 성격 그대로라면 부인 엄청나게 고생시킬 인물들로써 여자애들이 절때 가까이 하면 안될 그런 애덜이다.

그나마 루이가 가장 참한데... 얘는 잘못하면 우울증에 빠지거나... 예전 어느 책에서 바람둥이에 대해서 분석해 놓은(제목이 뭐더라?)... 언제나 자기가 원하는 이상형을 찾아 여기저기 하이에나처럼 기웃대는 우울증형 바람둥이... 그런 인물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할일도 드럽게 없나보다... 이 글 쓰면서도 자괴감이....;;;)

 

그러나... 난 루이를 보면... 학부때의 제이가 생각난다.

천사같은 제이.

제이는 물론 루이보다 나은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루이보다 나은 건... 루이보다 더 착했다는 거...

루이보다 못한 건... 마마 파파 보이였다는 거... (루이는 엄마, 아빠가 없잖아!!)

제이... 하면 생각나는거... 두부부침, 시카고, X-japan, L'arc en ciel,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 삐삐, 김장훈의 굿바이데이, 별이 빛나는 밤 문자메세지... 그리고... 이 말 " ** **** *** **** ** *****?" 이외에도 무척 많지만...

그래도 난 제이가 루이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온화한 얼굴에 따뜻한 목소리...

제이야... 내년엔 우리 만날 수 있을까?

내가 너무 여유가 없구나.

너도 그렇겠지만...

 

암튼 이 꽃보다 남자란 만화 정말 재밌었고... 사연도 많았지만, 이젠... 추억 속의 만화라는 거...

이런 만화를 좋아하기에는 내가 너무 영악해졌다는 거...(늙기도 하고...;;;) 

 

앗! 생각났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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