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날 음력에 대해 수업시간에 묻길래,
차이니즈 여자애 두명과 내가 대충 설명해줬더니 잘 못 알아듣는 것이다.
이에 선생이 누가 프레젠테이션을 좀 하라고 해서 내가 한다고 했다.
잘해야지! 맘 먹었으나... 주말동안 까맣게 잊어버리고는 오늘 아침 학원가기 15분 전에 생각남...;;;
헉스... 부리나케 한글로 검색하고, 중요한 것만 영어로 검색하고...
음력이 표시되어 있는 한국달력과 미국에서 산 미국달력, 그리고 애들을 위해서 산 어린이용 영문 천문학책을 들고 뛰었다.
쉬는 시간에 반애들과 놀지도 않고, 이것 저것 보고 검색했다.
오늘은 웬일로 다른 반 선생과 애덜까지 우리 반에 들어와서 수업을 듣는 것이다. 짱나게...;;;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전엔 많은 수의 애들 땜에 긴장이 되고 떨렸지만,
일단 하고 나니까 그럭저럭 떨지 않고 말할 수 있었다.
서양문화에서는 줄리우스 시저의 태양력 이후 15세기 로마 교황 그레고리 13세에 의한 그레고리력이 지금까지 우리가 쓰고 있는 달력이고,
아랍에서는 순태음력을 쓰며,
한국과 중국은 태음태양력을 쓴다.
매월은 달을 기준으로 하고, 매년은 태양을 기준으로 한다.
한국은 중국에서 달력을 가져오고, 중국은 아랍에서 가져왔다.
한달이 29.** 일... 1년에 11일 씩 모자르기 때문에 3년에 한번씩 윤달이 든다는 둥, 19년에 7번의 윤달이 드는 원칙이다,
그러나 농경사회와 사계절의 영향으로 변하지 않는 태양력을 근거로 한 24절기를 만들어 사용했다는 둥... 블라블라 하는 와중에...
살짝~ 세종조 때 우리나라 고유의 달력인 칠정산을 만들었다는 걸 이야기해줬다.
세종은 천재 그룹(집현전)을 만들어 그들로 하여금 한글을 창제하게 하고, 한국 고유의 달력을 만들게 했으며 여러가지 발전적인 기술과 물건들을 발명했다고 설명해줬다.
물론... 이건 설명 못했다. 세종 이전 까지는 매해 중국의 천자에게 사신을 보내 조공을 바치고 달력을 얻어 왔지만, 세종 이후에는 물론 위도, 경도의 차이로 인한 달력의 다름으로 인해 우리나라 고유의 달력을 개발하고, 학자들을 중국에 보내 천문학을 굳이 배우게 하고, 천자와 그 주변 인텔리젼트한 그룹에서만 아는 역법의 핵심을 알아내려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되기 땜에 더욱 한국 고유의 달력을 개발했다는... (대체 뭔소린지....;;;)
헥헥...
암튼 각나라의 아이들이 모여있는 학원이라... 한국을 좀 피알하고 싶었다.
니들이 가끔 한국을 넘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어서...
내 능력으로 한국이 잘났다!! 크게 떠들진 못해도, 작은 목소리라도 한사람 한사람에게 한국을 제대로 인식시킨다면,
그게 좋은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중국애들 대신에 내가 프리젠테이션 한거다.
물론!! 내 영어실력도 좀 더 늘리고 싶었고...
끝나고 잘했단 소리도 들었고, 멕시코 애들이 마야문명에서도 달력이 있었다는 둥 질투섞인 말도 듣고,
사우디 아라비아 남자애 한명한테서 순태음력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들었다.
선생님 두분은 자기네들도 모르는 새로운 걸 알았다며 좋아해주셨다.
내가 담에 이순신 장군에 대해 프리젠테이션 하면 니네들 다 기절한다.
얼마나 멋진데...
진짜 조선시대 정조, 세종, 성종... 이 분들도 왜이리 멋진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