いりょう

"죽음은 유전적으로 계획된 과정"

그대로 그렇게 2009. 3. 4. 15:06

"죽음은 유전적으로 계획된 과정"

아이뉴스24 | 입력 2009.02.20 04:01 | 누가 봤을까? 40대 여성, 강원

 



< 아이뉴스24 >

식물이 나이들면 노화와 죽음을 피할 수 없도록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포스텍 남홍길 교수팀은 식물을 이용, 그간 비밀에 싸여있던 생명체의 노화·죽음을 관장하는 생체회로를 규명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이 연구를 통해 남 교수팀은 노화와 죽음은 유전자적으로 결정돼 있는 필연적 단계임을 밝혀내고, 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의 노화와 죽음이 생체회로를 통해 조절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연구결과는 사이언스지 20일자에 게재됐다.

남 교수는 여러가지 노화의 학설 중 노화의 유전적 프로그램설(노화의 유전적 결정론)에 바탕을 두고 1세대가 8주로 짧아 노화연구가 용이한 애기장대를 통해 노화의 분자적 기작을 연구했다. 유전적 결정론에서 노화는 유전적으로 계획된 자기 분해의 과정으로, 보다 많은 자손을 생산하기 위한 이타적 행위로 해석된다.

남 교수팀은 애기장대 연구를 통해 노화에 관련된 세 개의 유전자 ORESARA(ORE1: 오래살아1), EIN2, miR164의 상호작용으로 이뤄지는 생체회로 조절이 노화조절에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식물은 나이 들어감에 따라 다른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ORE1 유전자 발현이 증가되면서 노화가 촉진된다. 어린 식물에서는 miR164란 유전자가 ORE1을 방해해 노화를 방지하지만, 나이가 들면 ORE1을 방해하지 않기 때문.

그러나 ORE1의 증가를 막아도 식물의 노화와 죽음은 진행됐다. 이는 단편적인 요인으로 노화와 죽음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을 뜻한다.

한편 남 교수팀은 포스텍 황대희 교수와 함께 노화조절 네트워크의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노화와 죽음에 이르려면 일정 기간 이상 노화 생체회로가 지속돼야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남홍길 교수는 "식물이 나이가 들면 노화와 죽음을 맞는 것이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돼 있는 필연적 단계임을 명확히 알게 됐다"며 "식물 뿐 아니라 동물과 인간의 노화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혜정기자 heath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