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자전거 초보자의 스트라이다 시승기(6)

그대로 그렇게 2008. 12. 23. 12:03

스트라이다 자전거의 또하나의 장점 발견!!

 

새벽에 눈이 왔다.

그래도 난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다.

이런 날 길에서 미끄러지는 건 일상다반사.

자가용, 자전거, 걸어다니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새벽에 절에서 내려오다가 넘어질뻔 보고...

아침에 자가용 끌고 마트갔다가 미끄러질뻔해서 핸들잡고 간신히 버티고...

밥먹고 자전거 타고 출근하는데, 심하게 불법주차해 놓은 차 피하려 인도에 올라가다가 얼음판에 미끄러져 결국 넘어졌다.

그때!! 일반 자전거는 무거워서 내 다리를 짓눌러 버리는데, 스트라이다는 워낙 가볍기 때문에 넘어질 때 자전거를 내팽겨치고 내 몸은 보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옆에 사람들이 헉!! 소리 나게끔 할 정도로 세게 넘어졌는데, 몸은 하나도 안 다쳤다.

예전 자전거 같으면 분명 무릎 까져서 절룩거리고 간다.

아님... 내 운동신경이 발달한 건가?  

 

겨울에 자전거 타기란 정말 어렵다.

눈길, 빙판을 달릴 때 넘어지기 일쑤다.

심하게 넘어지면 골절되기도 쉽다.

게다가 어제같이 추울 때는 양쪽 귀가 다 떨어져나갈 정도로 괴롭다.

얼굴과 귀가 제일 고생이다.

 

그런데다가...

자가용타는 사람들... 특히나 택시 아저씨들의 까칠함이란...

보통 뒤에서 차가 오는 느낌이 오면 무조건 피해주는데, 어떤 땐 느낌이 안 올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얼마나 빵빵대고... 내 자전거 앞으로 차를 밀고 들어와 노려보고 가는지...

정말 기분나쁘지만... 싸워봤자, 나만 손해다 싶어 참고 그냥 갈 때가 많다.

 

고3 지나서 겨울에 절의 선생님과 함께 전철을 타고 서울에 간 적이 있다. 

서 있던 와중에 자리가 나서 낼름 앉아 기분 좋아하고 있을 때 선생님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앉아 있는 사람은 서 있는 사람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선생님의 그 말씀은 정말 내게 큰 충격이었다.

버스나 전철에서 자리를 양보할 때는... 늘상 학교에서 배웠던 경로자우대... 뭐 이런 식의 예의로만 생각했는데,

고마워까지 해야 한다니... 이건 대체 어떤 의미일까...

 

많지 않은 세월을 겪으면서 내가 깨달은 점은...

인간세상... 아니 동물의 세상에서도... 일률적인 법칙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한 사람이 좋으면 다른 사람이 안 좋다는 것!

약육강식...

사자가 영양을 잡아 먹으면... 영양은 기분나쁘지만, 사자는 즐겁다는 것.

미국, 영국, 한국과 같은 선진국 사람들은 어떤 놀이를 하고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까 고민하지만,

아프리카 후진국 사람들은 끼니 때울 걱정과 기생충이 온몸을 파고 들어가는 고통을 겪고 살아야 한다는 것...

 

아마... 부처님은 이 모든 불평등을 보시고... 이 삶이 끝이 아니라는 걸 깨달으셨던 것 같다.

다음 생이 우리에게 또 닥쳐오고...

그때는 영양은 사자가 되고, 사자는 영양이 되어 먹고 먹힌다는 것.

가난한 사람은 부자가 되고, 부자는 다시 가난한 사람이 된다는 것.

그래서 아마 유교, 도교에서도 중용을 강조한 건 아닐까?

그래서 부처님은... 제발 중생들이 이를 깨달아서 육도윤회를 벗어나 부처가 되라고 설법하셨나보다.

 

자가용 편하게 타고 다니는 사람은 힘겹게 페달 밟고 가는 자전거 운전자들에게 고마워 해야하고...

자전거 운전자들은 걸어다니는 사람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불편함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고마워한다면...

이 세상이 다 부처님 세상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