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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보라.

그대로 그렇게 2008. 10. 20. 17:01

결혼 3일만에 남편잃은 ‘미혼모’ “멋진 엄마 될래요”(인간극장)

뉴스엔 | 기사입력 2008.10.20 12:25 | 최종수정 2008.10.2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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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미혜 기자]
결혼 3일 만에 남편을 잃었다. 배 속에는 벌써 6개월이 돼 가는 아들 정준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모든 사람들은 그녀에게 남편도 아이도 잊고 새 출발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자로서 행복보다는 엄마로서 행복을 택했다. 올해 나이 스물 일곱살, 보라씨는 어느새 억척 엄마 경력 3년차인 베테랑 엄마다.

복잡한 도시 한복판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유모차를 끌고 다니며 사람들을 향해 끊임없이 설문지를 건네는 윤보라씨. 갈 길 바쁜 사람들은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지만 억척스럽게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끊임없이 설문지를 건넨다.

꽃다운 나이 25세, 장밋빛 인생을 꿈꾸며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지만 결혼 3일째 되던 날 남편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그녀의 곁을 떠났다. 하지만 그녀는 그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배 속에는 6개월이 된 아이가 있었다. 그로부터 3년 후, 세살배기 아들 정준이와 함께 살기 위해서라면 억지로라도 독해져야 했고, 강해져야만 했다.

커갈수록 남편의 얼굴을 쏙 빼닮아가는 아들 정준이는 그녀가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이자 남편의 마지막 선물이다. 남편이 3일만에 세상을 떠나 혼인 신고조차 하지 못했고, 그래서 법적으로 보라씨는 미혼모라는 아픔을 지닌 채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가장 큰 희망은 가족등록부에 남편의 이름을 올려 아들 정준에게 아빠 이름만이라도 남겨주는 것이다.

아빠 없는 아이지만 누구보다 당당하게 키우기 위해 설문지 아르바이트, 식당 주방일, 공사현장 막노동까지 젊은 여자가 하기 벅찬 일들을 닥치는 대로 해왔다. 아들 정준이를 위해서라면 못할 일이 하나도 없다.

확고한 의지로 아이를 낳았고, 그래서 그 모든 어려움과 힘겨움을 견뎌낼 수 있었지만 때로는 먼저 세상을 떠나버린 남편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지 두렵기까지 하다. 하지만 세상 어떤 고난도 보라씨를 막을 수 없다. 스물일곱, 아직 어린 나이지만 그녀는 세상 누구보다 강한 엄마다.

결혼 3일만에 남겨진 보라씨 사연을 다룬 '우리 엄마 보라'는 KBS 2TV '인간극장'을 통해 20일부터 24일까지 매일 오후 8시 20분 5부작으로 방송된다.

이미혜 macondo@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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