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진료중에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아침에 허리를 삐끗했는데, 도저히 한의원에 못 갈 것 같고, 퇴근 후에 와 달라...
울 엄마 또 나 보고 싶어서 꾀병 부리시는 것 아닌가.. 짜증났지만, 일단 퇴근 후에 가봤다.
계획에 없던 일이라 차를 안 갖고 와서 대중교통 오진 울 한의원에서 한참 걷다가 버스 탔다가 또 걷다가...
아 놔... 차로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를 40분 넘게 걸려서 도착함..;;
울 환자들 내가 오진 곳으로 한의원 옮겨와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짠함. ㅠ
대부분 떨어져 나갔지만, 그래도 버스 정류장에서 30분씩 기다리며 꾸준히 오시는 충성환자분들 계심.
암튼... 속으론 투덜대면 갔는데, 가서 보니 꽤 상황이 심각해 보였다.
엉덩이를 옆으로 빼고 간신히 걸으시고,
물론 엉덩이를 들어서 옆으로 눕지도 못하시고, 잘 걷지도 못하셨다.
통증 확인하면서 사암침 오지게 굴려봤지만, 잘 안됨. 하... 대체 사암침으로 성공하는 원장님들 워떤 비법이여?
난 잘 안돼... 차라리 팔체질침이 낫지...
그래서 늘상 쓰던 근육침 씀.
중둔근, 대둔근 침.
바로 엉덩이 들으시고, 똑바로 걸으심.
한의원에서는 근육침에 꼭 전침을 쓰기 때문에 전침 안 쓰고 엄한데 가서 침 놓는 것 되게 싫어했는데,
전침 없어도 효과 짱~!!
오늘 새벽에 늘상 가시던 절에도 갔다 오시고,
한의원에 걸어올 수 있다며 걸어오시다가 횡단보도에서 발 내딛다가 또 삐끗하심.
이게 중둔근의 전형적인 통증 기전이다... 음...
중둔근 다친 환자들한테 내가 늘상 하는 말이 "서서 바지 입지 마세요~ "임.
한의원 오셔서 또 에구에구~
보니까 어제랑 똑같아짐.
다시 어제와 비슷한 방법으로 침 놓음.
대신 사암침은 걍 소화 잘되는 쪽으로만 놔드림.
방광경, 담경... 네... 저기로 가세요.
오늘은 삼초경과 대장경 정도로만...;;
오신김에 같이 점심 먹자고, 원장실에 밥상 차려놨더니,
오셨던 때와는 다르게 기분이 꽤 좋아지셔서 밥도 맛있게 드시고 가심.
택시 불러드리겠다고 했지만, 또 굳이 걸어가시겠다고 하셔서 안 말림.
말린다고 들으실 분이 아님....;;;
옆으로 몸을 굴리지도 못하시던 80대 노인환자도 벌떡 일으키는게 침이여~
허리시술하고 나서도 너무 아파서 죽고 싶다고 남편한테 본인 모친 산소 옆에 버려달라고 울었다던 60대 여환...
울 한의원에 거의 매일 같이 오셔서 지금 엄청나게 좋아지셨는데,
다 이유가 있었구나.
허리를 맨날 옆으로 빼고 걸으시던 남환(70대)은 지금 많이 좋아지셔서 똑바로 걸어 오시지만, "나 한의원 옆으로 이사 오고 싶어." 맨날 이러심.
에휴... 몇달 후에 정말 먼 곳으로 가는데...
울 단골환들 슬퍼할 생각하면 벌써부터 눈물날 것 같음.
그래도 다른 실력있는 원장님들 많으니까 거기로 가시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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