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해남으로 출발했다.
이번엔 엄마를 모시고 갔다.
아침 일찍 짐싸서 10시 정도에 출발했는데 마음에 여유가 있어서 그런가, 고속도로가 막혀도 휴게소 화장실 줄이 길어도 모든게 즐거웠다.
전날 전주, 광주 쪽의 채식식당을 검색해봤는데,
어디가 좋을지 헷갈리던 와중..
광주의 수자타 채식부페가 조계종에서 운영한다고 하길래 네비에 주소를 찍고 출발했으나...
중간에 아이들이 배고픔을 못 참아 허덕이길래,
좀더 가까운 전주의 풀꽃세상 채식 부페로 방향을 돌렸다.
그래도 밥먹을 시간을 많이 넘겼는지 둘째가 멀미가 심해져서 식당가서 흑임자죽 두그릇 먹고 화장실에서 두번이나 토했다.
남은 세식구만 맛있게 잘 먹고,
해남 대흥사로 향했다.
대흥사에 도착해서 배고파하길래 녹두 빈대떡 하나를 사줬더니 잘 먹지도 못하고 남겼다.
대흥사는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이끄신 서산대사, 사명당대사의 초상화가 있었고,
정약용과 실학사상을 함께 교류하셨다는 초의선사의 동상도 있었다.
대흥사에서 가까운 펜션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원래는 완도 신지도에 있는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갈 계획이었으나
펜션주인아저씨가 해남에 있는 송호리해수욕장도 괜찮다고 하셔서 거기로 갔더니
너무 일찍 가서 그런가 사람도 별로 없고, 물도 차지 않았다.
그래도 아이들은 실컷 잘 놀고,
엄마도 생전처음 해수욕장에서 몸을 담가본다고 좋아하셨다.
울 네식구를 위해서 미리 튜브랑 구명조끼를 챙겨갔으나 나중에 보니 구명조끼 무료로 대여해주는 곳도 있었다.
1시 정도까지 바닷물에서 놀다가
미리 봐뒀던 기사식당에 가서 엄마랑 나는 콩국수를 먹고, 아이들은 전복 된장찌게를 시켜주었더니
1인분 12000원 인 된장찌게에 전복 뿐 아니라 게까지 들어 있어서 아이들은 정말 맛있게 먹었다고 지금도 좋았다고 이야기한다.
이후 소나기가 쏟아지는데, 가까운 곳에 있는 땅끝마을 전망대에 가보았으나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고, 엄마랑 아이들도 피곤해하길래,
원래 목적지였던 다산초당으로 운전대를 돌렸다.
주차를 한 이후 약 600 미터 정도 산길을 올라갔는데,
길이 가팔라서 샌달신고 올라가기엔 좀 힘들었다.
생각보다 훨씬 좋은 곳에서 유배생활을 하셨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연못도 있고, 작은 건물도 세채 넘고... 나무가 빽빽하니 시원하고...
다산초당에서 1키로 미터 산길을 더 오르면 백련사란 절이 나온다는데,
엄마가 힘들어 하셔서 훗날을 기약하며 다시 내려왔다.
저녁땐 수영에, 등산에 다들 피곤해해서 9시도 안되서 잠들고..
담날 아침 일찍 밥 먹고 짐싼다음 9시 반 정도에 해남을 출발했다.
중간에 김제법단에 있는 김선생님과 만나 전주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기 땜에 시간이 촉박했다.
다시 풀꽃세상에서 점심을 먹고 선생님과 한참을 담소나눈 다음 집으로 돌아오는 고속도로를 탔다.
김선생님 옆에 있거나 함께 이야기를 하면 마음속으로 이렇게 상상한다.
부처님이 살아 계신 모습으로 말씀을 하거나 옆에 계시는 것 같단 느낌...
이 세상에 계신 분 중에 내가 유일하게 그렇게 생각하는 분이 김선생님 이실 거다.
암튼 오후 6시 정도 엄마 집에 도착해서 내려드리고,
우리는 7시 정도에 집에 도착해서 차도 잘 세워놨다.
주차하기 빡센 아파트라 차를 끌고 어딜 나가면 웬만하면 일찍 들어와 차 세울라고 노력하는 편이다.
운전을 너무 오래해서 힘들긴 했지만, 재밌고 보람찬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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