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김장을 할 생각이라 갓을 샀다.
김장이라고 해봤자 배추 세포기...;;;
친척언니가 두포기 주고, 얼마전에 내가 산 배추 한포기...
그리고 사촌언니가 준 무 세개.
친정 사촌올케언니가 김장을 담아줘서 이미 김치냉장고엔 김치통 세개에 김치가 가득 들어 있다.
내가 세포기 더 담궈서 한통 더 채워넣으면 끝!!
그래서 출근하자마자 한분 침 놓고, 장바구니용 카트를 질질 끌고 시장에 나갔다.
퇴근해서 가면 시들시들해지거나 다 팔릴까봐 미리 허겁지겁 나갔다.
아저씨한테 물어봤다.
"이게 갓이에요?"
약간 당황스런 표정이 얼굴에 스쳤으나 이내 침착함을 찾으시는 아저씨.
"네... 뭐하시려구요?"
"김장하려구요."
"몇포기 하시는데요?"
"세포기요."
다시 당황스러운 표정이 스쳐지나갔지만...
"그럼 이 홍갓 쓰시면 되구요. 한단에 천원, 두단에도 천원이니까 두단 가져가세요."
하면서 두단을 봉지에 싸주셨다.
옆에 어떤 아저씨도 갓을 사러 오셨는데... 그건 한단에 1800원 이었다.
그래서 내가...
"엇! 혹시 이게 더 좋은 거 아니에요?"
그랬더니... 이제는 더이상의 침착함을 잃어버리시고 어이없다는 듯 소리지르신다.
"아... 그냥 김장담글 때는 그거 쓰는 거라니깐요!!"
그래서 룰루랄라 끌고 왔다.
그래도 웬지 불안하다.
친정집에 가서 엄마한테...
"엄마~~ 나 갓 샀는데, 이런 색이야~"
이러면...
"돌산 갓이 더 맛있는건데 왜 그걸 샀니?"
그럴 것 같은 불안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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