にっき

그대로 그렇게 2014. 11. 22. 15:08

내일 김장을 할 생각이라 갓을 샀다.

김장이라고 해봤자 배추 세포기...;;;

친척언니가 두포기 주고, 얼마전에 내가 산 배추 한포기...

그리고 사촌언니가 준 무 세개.

친정 사촌올케언니가 김장을 담아줘서 이미 김치냉장고엔 김치통 세개에 김치가 가득 들어 있다.

내가 세포기 더 담궈서 한통 더 채워넣으면 끝!!

 

그래서 출근하자마자 한분 침 놓고, 장바구니용 카트를 질질 끌고 시장에 나갔다.

퇴근해서 가면 시들시들해지거나 다 팔릴까봐 미리 허겁지겁 나갔다.

 

아저씨한테 물어봤다.

"이게 갓이에요?"

약간 당황스런 표정이 얼굴에 스쳤으나 이내 침착함을 찾으시는 아저씨.

"네... 뭐하시려구요?"

"김장하려구요."

"몇포기 하시는데요?"

"세포기요."

다시 당황스러운 표정이 스쳐지나갔지만...

"그럼 이 홍갓 쓰시면 되구요. 한단에 천원, 두단에도 천원이니까 두단 가져가세요."

하면서 두단을 봉지에 싸주셨다.

 

옆에 어떤 아저씨도 갓을 사러 오셨는데... 그건 한단에 1800원 이었다.

그래서 내가...

"엇! 혹시 이게 더 좋은 거 아니에요?"

그랬더니... 이제는 더이상의 침착함을 잃어버리시고 어이없다는 듯 소리지르신다.

"아... 그냥 김장담글 때는 그거 쓰는 거라니깐요!!"

 

그래서 룰루랄라 끌고 왔다.

그래도 웬지 불안하다.

친정집에 가서 엄마한테...

"엄마~~ 나 갓 샀는데, 이런 색이야~"

이러면...

"돌산 갓이 더 맛있는건데 왜 그걸 샀니?"

그럴 것 같은 불안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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