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중에 명품 좋아하고, 옷 사입기 좋아하는 아줌마들 보면...
속으로 좀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내가 주부로써 2년여간 살다보니 이런 엄마들의 소비심리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집안일이 해도해도 끝이 없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주부의 손을 거치기 마련인데,
중요한 건 보람도 없고 성취감도 없다는 거다.
내가 한국에서 일할 땐 성취감이 장난 아니었다.
게다가 돈까지 버니까 보람도 있지.
그러나 주부들은 뭐 당장 눈에 보이는게 없고...
잘해줘도 가끔 남편 핀잔이나 애들 말 안듣는 것 보면 뚜껑 열리는데다...
잘해주면 잘해줄수록 고마움을 모르는 인간 본성 때문에
진짜 많이 참고 속으로 이해하며 살아도 겨우 평범한 사람 축에 끼니...
정말 안타까운 직업이 주부인 것 같다.
어제도...
너무 힘들고 의욕이 없는데, 점심은 그렇다쳐도 아침 저녁 두끼는 해야 되니깐...
억지로 일어나서 저녁밥을 하는데, 왜 그리 하기 싫은지...
산더미같이 쌓인 설겆이를 하며 은근히 열이 받는데...
남편한테 한두마디 잔소리하다가 포기했다.
싸워봤자 뭐하냐...
차라리 사고 싶은 컵케익 메이커나 사자... 하면서 기분을 달래었다.
뭔가 사야지!! 하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나아지는 것이다.
이런 것 보면 주부들 쇼핑 많이 한다고 욕할 일이 아니다.
괜히 남편한테 잔소리하고 짜증내서 부부싸움하고 집안 분위기 엉망으로 만드느니...
돈 쓰는게 낫지.
그나마 돈 있는 사람들은 돈 쓰면 풀리는데... 돈없는 사람들은 참 안타까울 뿐이다.
한편으론 남편이 작은 돈이나마 여자한테 맡겨서 여자가 전적으로 살림을 하게 해야
여자가 집안일 하는 보람도 있고, 돈 모으는 재미도 생기고 돈 아끼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암튼 정답은 없다.
상황에 맞춰 살아야지 뭐~
울 남편같이 예민한 남자 만나면 그냥 쇼핑에다 돈 쓰고,
착한 남자 만나면 남편한테 화풀이하고...
그러면서 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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