にっき

고소건이 취하되었다.

그대로 그렇게 2022. 1. 13. 15:10

2015년도에서 부터 시작되어 올해 2022년까지 끈 부동산 관련 소송이 드디어 어제 날짜로 종지부가 찍어졌다. 

 

정말 별 이상한 소송에 휘말리어 피고라는 이름으로 시달린게 햇수로 8년이다. 

 

그나마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으나 이전에 카드 단말기 건으로 인한 소액소송을 한번 겪어봐서 그런가... 

 

나와 같이 소송을 당한 다른 피고들과는 다른 편안한 마음으로 임했다. 

 

물론 그닥 편안하지 않았고 법원에 출석할 때마다 원고 이름에 욕을 붙여서 마음 속으로 이를 갈았고, 

 

등기소를 제 집 드나들듯이 드나들며 100장이 넘는 건물 등기부등본 떼어 한의원에서 한장 한장 검토하며

 

상대방의 약점을 하나라도 찾으려 온 신경을 곤두 세웠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오싹하다. 

 

그때 <빠알리 경전>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아난다 존자에게 하신 말씀을 되뇌이며 외로이 홀로 나아갔다. 

 

"자기 자신을 섬으로 삼고, 자신을 의지처로 삼아라..."

 

그 한 말씀만을 의지하며 살았다. 

 

태평양 한 가운데 있는 작은 섬에 나 홀로 서서 검은 하늘 위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고 있는 상상을 얼마나 많이 했던지...

 

100 여명이 넘는 피고 중에 나를 선정당사자로 삼은 14명을 대표해서 팀을 꾸렸을 때, 그 중에 변호사를 쓰자고 한 사람들이 대다수였지만, 며칠동안 이 일에 신경쓰느라 감기에 걸려가면서까지 아픈 와중에도 고민하다가 혼자서 결론을 내렸다. 

 

'어차피 우리가 이길 싸움인데, 변호사까지 동원하면 들어가는 돈도 너무 많고, 일이 매끄럽게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나 혼자 법원에 계속 출석하는 한이 있더라도 법무사만 선임하여 제대로 된 서류를 갖추고, 돈도 절약하자. 혹시 1심에서 제대로 안 끝나면 항소심에서는 변호사를 선정하자.'

 

이렇게 다짐하고 사람들을 설득하여 각자 7만원씩 걷어서 똑똑한 법무사님을 선임하여 일처리를 했다. 

 

결국 내 판단이 옳았고 이렇게 잘 끝났다. 

 

누구는 왜 아무 대가도 없이 혼자서 이런 일을 맡아서 했느냐고 물어볼 수 있다. 

 

그때 난 이렇게 생각했다. 

 

난 그 건물에서 한의원이라도 해서 수익을 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 건물에서 임대료 한푼 못 받고 세금만 뜯기며 살아왔고, 내가 이렇게라도 하면 그 분들한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사람은 서로 돕고 살아야 되는 거니까... 

 

몇년전 그 마음 졸이던 때 이런 소식을 들었다면 더 기뻤겠지만, 

 

지금은 너무 오래전 일이고, 다른 피고들이 걱정할 때마다..."어머니 이거 금방 안 끝나요. 평생 간다고 생각하시고, 아무 걱정없이 계세요. 시간이 해결해줄거에요." 이런 말들을 자주 했어서 그런가 별로 큰 감흥이 없다. 

 

그래도 정말 잘 되었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