にっき

깨진 찻주전자

그대로 그렇게 2020. 7. 29. 12:56

 두세달 전에 늘상 원장실 책상 위에 놓여져 내 갈증을 달래주는데 도움을 주었던 티팟 안쪽 모서리가 깨어진 걸 발견했다.

울 덜렁이 간조님이 깨신거임...;;;

보기는 안 좋지만, 그럴 수도 있지... 하며 계속 썼었는데...

오늘 옆에 맥도날드에서 사 온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티팟에 넣어 놓고, 얼음 녹여서 먹고 있는데...

입 속에 뭔가 단단한게 훅 들어오는 것이었다.

뱉어 보니... 앗... 이건 깨진 티팟 세라믹 조각...;;;

 

이래서 조상님들은 깨진 그릇을 가차없이 버리셨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쿠팡에서 새 티팟을 주문했다.

그에 어울리는 이쁜 찻잔도 두개 주문했다.

 

기존에 쓰던거는 결혼식 때 남편 친구(여자)한테서 받은 것으로 일제니까 거의 20년 쓴거다.

보이차도 우려 먹고, 홍차, 허브차 티백도 넣어서 우려 먹고, 커피도 뜨거운 건 식히려, 차가운 건 녹이려 담아 놓고,

참 열심히도 활용했다.

 

새로 산 거는 국산이다.

약간 싸구려인데다 젊은 감성이다. (핑크핑크...;;)

기존 거는 초록색, 흰색 꽃모양으로  좀 노숙한 면이 있었는데...;;;

티팟 사러 일본에 갈 수도 없고...;;;

작년에 대만에서 유명하다는 도자기 가게 갔었는데,

솔까 비싸기만 하지 다 별로였다.

일본 가서도 그릇이 이쁘단 생각은 그닥 안 들었었다.

 

국산이 괜찮을지도 모른다. (애써 위로...;;)

그 비싸다는 빌레로이앤 보크, 포트메리온, 르쿠르제.. 그릇이나 찻잔들 써봐도 솔까 다 별로였다.

내가 왜 그 비싼 돈 주고 저런 것들을 샀나... 가끔 자괴감 들 때도 있다.

그나마 제값 하는 건 포트메리온 대접시.

정말 자주 쓰고 있고 쓰기에 편리하다.

톡톡히 본전 뽑고 있다.

 

찻잔을 흰색, 분홍색 두가지로 샀다.

하나는 꺼내 쓰지 않고, 원장실 장 속 어딘가에 깊숙히 넣어 두었다가,

정말 귀한(어려운?) 손님이 오면 꺼내 쓸거다.

음... 대부분 손님들은 걍 종이컵 쓰시면 됩니다. (참고로 개인 손님은 거의 없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