にっき

세키가하라 전투의 서막이 오르다...

그대로 그렇게 2010. 2. 6. 15:01

도쿠가와 이에야스 책이 다시 재밌어진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즉 칸파쿠, 타이코 시대에는 재미없었는데,

히데요시가 죽고 나서 동과 서로 갈린 지금... 다시 책이 재밌어지려고 한다.

물론... 이에야스의 가신이며 어렸을 적 이마가와 요시모토에게 인질로 잡혀있을 때 같이 형제처럼 지냈던 토리이 모토타다가 후시미 성에서 이시다 지부노쇼(미츠나리)의 서군에 의해 죽은 것은 좀 안타깝지만...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책에는 정말 수많은 전투가 나오지만...

오다 노부나가와 이마가와 요시모토의 싸움인 덴카쿠하자마(오케하자마) 전투가 이때까지는 제일 재밌었는데,

이 세키가하라 전투도 만만치 않게 재밌는 것 같다.

 

덴카쿠하자마 전투가 왜 재밌냐 하면...

이마가와 요시모토가 대군을 이끌며 오다 노부나가의 성을 외곽에서부터 하나씩 공략해 가면서 쳐들어 올 때...

노부나가는 군대를 모으지 않고, 자기 성에서 노래나 부르며 놀다가...

이마가와가 연전 연승에 도취되어 잠시 자만심에 빠져 술 먹고 즐기고 있을 때...

오다 노부나가는 갑작스레 병사들을 모아 순식간에 쳐들어가서 단지 이마가와 요시모토의 목만을 딴다.

이마가와 군대는 오랜 행군에 지쳐 손 쓸새도 없었지만,

노부나가의 군대는 계속 놀고 있어 그만큼 병사들의 체력이 있었기 때문에 적은 수의 병력으로도 몇배나 많은 이마가와 군대를 무찌를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노부나가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었다. 언제나 남의 의표를 찌르는...

 

반면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전투 방식은 아주 많은 군사들로 적을 제압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코끼리 발로 개미를 밟는 식의 전투 방식을 썼던 것이다.

노부나가의 가신 시바타 카츠이에를 할복케한 시카타가하라 전투가 그랬고, 큐슈정벌이 그랬다.

물론 이에야스를 제압하려 했던 코마키 나가쿠테 전투에서는 이런 방식이 소용이 없었다.

이에야스가 제대로 맞서 싸웠다면 아마 일본의 천하통일(아즈치 모모야마 지다이)은 이루어지지 않고 다시 센코쿠지다이로 되돌려 졌을 것이다.

 

그럼 기대만땅인 세키가하라 전투는 어떤가.....

아직 다 읽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의 상황만 봐도 너무나 흥미진진하다.

 

시간 관계상 다음에 다시...;;;

 

2월 8일 오늘 다시 쓴다면...

어제 약 한시간 정도 또 집중을 해서 읽었다.

몇번이고 다시 읽고 싶을 정도지만... 내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한번에 자세히 읽고 다음 권으로 넘어가야 된단 생각에 찬찬히 읽어 나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그나마 일본 전국시대에 이름을 떨치고 간 영웅중에 머리가 좋으면서 쫌 오래살고 운이 좋았다... 싶은 생각이 드는 인물이 바로 우에스기 겐신, 다케다 신겐...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인데...

우에스기 겐신이 죽고, 그 뒤를 이은 우에스기 카게카츠가 100만석의 영지를 갖고 있는 실력자였는데, 이시다 미츠나리가 그를 이용하여 이에야스와 대립하게 하였다.

히데요시가 죽은 이후 일본 정국은 다시 전국시대의 소용돌이로 되돌아가는 듯 해보였다. 왜냐면 많은 영지의 다이묘들로 인해 사분오열되기 십상이었기 때문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250만석. 모리 테루모토 120만석, 우에스기 카게카츠 100만석, 우키타 히데이에 50만석, 마에다 토시이에 100만석... 대충 이 다섯다이묘들의 세력이 가장 컸고, 이시다 미츠나리는 20만석의 영주였다.

히데요시 또한 이에야스의 세력이 가장 컸음을 알고 있기에 그에게 정국을 맡겼지만... 이시다 미츠나리라는 묘한 인물이기 땜에 다시 분열의 위기를 맞는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마에다 가문과 합작을 맺고, 나머지는 전부 이시다 미츠나리 편에 붙지만...

모리 가문이나 우에스기 가문 또한 이에야스의 파워를 익히 알고 있기에... 쉽사리 적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건 오직 이시다 미츠나리...

 

여기서 세키가하라 전투의 서막을 알린 것은 이에야스가 우에스기 카게카츠를 오사카로 불렀을 때 응하지 않은 댓가를 치뤄주기 위해 아이즈로 출병한게 바로 신호탄이 되어... 각지의 다이묘, 무장들은 이에야스의 동군, 미츠나리의 서군으로 나뉘게 된다.

이때 이에야스는 도자마 다이묘(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가신이거나 그의 명령으로 조선출병을 했던 다이묘들)들에게 자신들이 이에야스의 편을 들어주었을 때 미츠나리가 그들의 가족을 인질로 잡거나 죽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오사카로 돌아갈 무장들은 돌아가라고 말하지만, 한명도 빠지지 않고 이에야스의 편을 들어준다.

아마 이에야스는... 자신이 전권을 쥐어 쇼군이 되었을 때... 자신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숙청이나 회유라는 방법이 싫어서 미리 선수를 쳤던 것 같다.

'이번 참에 다 걸러내자...' 아마 이런 마음이었으리라.

 

암튼 이렇게 하여 동군에는 도자마 다이묘들 중.. 토도 다카도라, 후쿠시마 마사노리, 쿠로다 나가마사, 카토 요시아키, 이케다 테루마사, 호소카와 타다오키... 등과 이에야스 무장 중 가장 노련한 맹장들인 혼다 타다카츠와 이이 나오마사 등의 7만...

서군에는 이시다 미츠나리와 그의 가신 시마 사콘, 코니시 유키나가, 모리 테루모토의 무장인 안코쿠지 에케이, 우키타 히데이에, 코바야카와 히데아키, 시마즈 요시히로, 테루모토의 아들인 모리 히데모토, 와키사카 야스하루... 등등의 10만대군이었다.

 

그러나... 동군에 붙을까 서군에 붙을까 관망하고 있던 코바야카와 군대와 모리 군대... 그리고 아직은 못 읽었지만, 결국에 도망가는 시마즈 군대... 이런 상황 이었기 때문에...

동군의 7만과 서군의 이시다, 코니시, 시마즈, 오타니군대 등의 2만과 싸우는 격이었다고 한다.

서군은 설마 이에야스가 우에스기를 버리고 과연 출병할 것인가 했지만...

이에야스는 큰 아들 노부야스가 죽은 이후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양자로 들어간 오만부인(두번째 부인)의 아들 유키 히데야스를 우에스기 군대에 대치시켜 놓고는... 오아이부인(셋째 부인)의 아들이면서 이에야스에 이어 두번째 쇼군이 되는 셋째 아들 히데타다를 천천히 서진시키고는 자신은 서군과의 싸움인 세키가하라에 전격적인 출병을 하게 된다.

이를 알게 된 서군이 덜덜 떠는 대목이 좀 흥미진진했다.

 

이에야스는 모든지 시작하기 전에는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여 마치 거북이 걷듯 하는 느림보 곰탱이지만...

일단 시작하면 굉장히 신속하여... 전투같은 데서는 선두에서 물불을 안 가리는 호랑이 같은 양상이 되었다고 한다.

 

서군의 전투배치에 이어 동군 또한 전투배치를 완료하는 시점에서 이에야스는 가운데 선두에 선다.

이때 이에야스는 이이 나오마사에게 천천히 가서 말한다.

"좋아. 시작."

이 말을 들은 이이는... 전투의 첫출진을 가장 명예롭게 생각하는 무장들 중에 특히 기후성의 선봉을 빼앗겨 이를 갈던 후쿠시마 마사노리를 제치고, 이에야스의 넷째아들이며 자신의 사위인 타다요시를 데리고 시마즈 군대부터 치기 시작한다. 시마즈 군대는 서군 중에서도 가장 강한 군대에 속하며 이들의 장수인 시마즈 요시히로는 66세의 백전노장이었지만... 이에야스는 자신의 아들까지 내세워 이들을 침으로써 군사들의 사기를 북돋운다.

 

여기서... 코바야카와 히데아키의 배신으로 서군의 패배가 확실시 되는데... 오늘 저녁때 집에 가서 또 읽어야지....(전쟁은 인간의 역사 중에 가장 비참한 장면들인데... 재밌어 한다는게 좀 미안하긴 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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