にっき

어제 우리아이들이랑 이렇게 놀았다.

그대로 그렇게 2009. 11. 2. 16:36

어제는 보름이었다.

평소엔 초하루 보름에 절에 못 가는데, 어제는 일요일이라... 절에 갈 준비를 했다.

법단 옆에 시립도서관이 있기 때문에 나들이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일찌감치 나와 도서관 어린이 열람실에 갔다.

생각보다 조용히 책을 보는 아이들이 무척 기특했지만, 생리적인 욕구(오줌누기, 똥 누기)를 참지 못하는 어린애들이라 수시로 화장실에 데리고 들락거렸다.

간만에 도서관 장서들 냄새를 맡으니 옛날 학교다닐 때 도서관 다니던 기억도 나고... 이런 저런 생각으로 맘이 푸근해졌다.

빌려보고 싶은 책도 있었지만, 도서열람증을 재발급받느라 어제는 못 빌렸다.

둘째는 어려서 그런지 한계가 빨리 왔다.

4-50분 정도 되니까 집에 가자, 심심하다... 이러면서 보챈다.

할수없이 아이들 손을 양손에 잡고... 절에 갔다.

절에는 다른 도친들이 데리고 온 아이들이 있어 가자마자 서로 뛰놀고 난리들이 났다.

난 2층 법당에 가서 절을 하고, 법문을 들었다.

점심은 각종 나물과 아욱국, 그리고 요즘 먹고 싶었던 배추 겉절이였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

밥을 먹고 영화관에 갔다. 큰애가 몇일전부터 영화보러 가자고 보채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볼만한 영화가 하나도 없었다. 등급이 전체관람가인것은 뭔 프레지던트? 와 마이클 잭슨의 This is it. 둘 뿐이었다.

둘다 재미없을 것 같아서 큰애한데 그냥 팝콘 사줄테니까 보지말고 집에 가자고 했더니, 싫다고... 꼭 영화 보겠다고 우긴다.

그래서 어떤 영화를 보고 싶냐.. 네가 볼 수 있는 영화는 고작 이 두개뿐이다...라고 알려줬더니

마이클잭슨의 영화를 보겠다고 짚는다.

그래서 할 수없이 그 영화표를 산 후 시간이 남아 백화점 약간 둘러본 다음 제 시간이 넘어 도착했더니 광고도 없이 바로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팝콘을 먹으러 왔는지, 영화를 보러 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어수선했지만,

다행히 사람들이 많지 않아 좀 덜 미안했다.

생각보다 너무 멋있고... 정말 우리가 훌륭한 뮤지션 하나를 잃었구나...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마이클의 죽음 이후 슬퍼하는 모습이라던가... 그 비슷한 언행은 결코 나오지 않았다.

공연 준비를 위한 리허설과 배우들의 심정 등을 담아냈는데...

마이클잭슨의 댄서로 꼽힌 것을 무척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울먹이던 남자도 있었다.

마이클 잭슨... 춤도 잘추고 노래도 정말 잘하고... 

공연준비를 리드하면서 또 이 영화의 감독이기도 한 케니 오르테가의 따뜻한 배려와 목소리도 인상적이었다.

목이 쉴까봐 걱정하는 마이클을 보며 실제 공연은 최고로 혼신을 다해서 했을텐데... 만약 진짜로 공연했다면 얼마나 멋졌을까... 싶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울 아이들은... 큰애는 그런대로 재밌게 보다가 끝나기 20분 전 쯤부터 지루해하기 시작했고...

작은 애는 처음엔 신나는 비트의 음악을 들으며 방방뛰다가 앞자리에 앉은 커플들의 눈치를 심하게 보게 하긴 했지만... 중간 즈음에 내 품에 안겨 쿠울~~

 

그렇게 힐더월드~ 음악을 들으며 자리를 떠서는 밖에 있는 장난감 가게에 가서 큰애가 좋아하는 트랜스포머 메가트론, 작은 애가 좋아하는 케릭케릭 체인지 알을 사줬더니...웬일로 이런걸 다 사주냐며 좋아한다.

저녁땐 미리 약속을 했던 송원장님을 만나 재밌는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과 따뜻한 방에서 놀다가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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