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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만드는 마약 '운동중독'

그대로 그렇게 2009. 9. 26. 12:45

몸이 만드는 마약 '운동중독'

머니투데이 | 최은미 기자 | 입력 2009.09.26 09:39 | 누가 봤을까? 40대 남성, 대구

 



[머니투데이 최은미기자] 가을 바람이 시원하게 불면서 아침저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최근에는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운동인구가 부쩍 늘고 있다. 하지만 운동에 지나치게 빠져들어 스스로 운동량을 조절하지 못하면 이른바 '운동중독'에 빠질 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중독은 운동에 과도하게 몰두해 자기조절능력이 약해지고, 타의에 의해 운동을 못할 경우 혼란과 무기력에 빠지게 되는 증상이다. 보통 운동을 하면 인체가 분비하는 엔돌핀이나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이 기분을 좋게 한다. 이것이 통증에 대한 민감성을 감소시키는 일종의 마약과 같아 황홀감과 중독성 행동성향을 일으키는 것이다. 때문에 중독증세가 심해지면 심지어 운동을 하다가 부상을 입고도 쉬지 못하는 상태까지 이르게 된다.

보통 '중독' 여부를 의존성과 내성, 금단증상의 유무로 판단하듯 운동중독도 마찬가지다. 운동을 많이 하면 할수록 더 건강해진다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 더욱 의존하게 되고, 내성이 생겨 운동강도를 점점 높인다. 금단증상도 나타난다. 부상이나 회사업무 등 자의가 아닌 이유로 운동을 못하게 되면 흔하게는 죄책감을 느끼며, 분노와 우울, 답답함 등 정신적인 증상과 신체활력저하, 식욕증가 등과 같은 신체적 징후도 함께 나타난다.

특히 최근에는 동호회 형태 모임을 통해 운동을 하는 이들도 많은데, 모임 내에서의 과도한 경쟁심 등도 운동중독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세SK병원 정형외과 전성욱 과장은 "운동중독의 가장 큰 문제는 몸을 필요 이상으로 혹사시키는데 있다"며 "근육이나 인대, 관절 등을 다치면 근본적인 치료와 충분한 휴식을 통해 완전히 회복된 후 다시 운동을 해야 하지만 운동중독자들은 '운동을 해야 낫는다'는 식으로 생각하다가 몸이 회복될 사이도 없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마라톤은 중독 증상을 겪을 수 있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한해동안 국내에서 개최되는 크고 작은 마라톤 대회는 대략 200여회 내외. 일반적인 완주코스부터 수백km에 달하는 울트라 마라톤까지, 마니아들의 열기는 대단하다. 보통사람 같으면 평생 한번을 완주하기도 힘든 코스를 매 주말마다 완주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황영조 국가대표 감독조차도 마라톤 완주를 일년에 두 차례 정도만 했다고 말할 정도로 마라톤 완주가 인체에 가해지는 부담은 매우 크다.

일상적으로 달리는 마라토너들의 경우 일명 ''러너즈 니(runner's knee)'라 불리는 무릎통증을 앓기 쉽다. 무리한 달리기로 인해 무릎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할 때 겪는 증상이다. 아킬레스건 손상도 주의해야 한다. 무리하게 뛰다 보면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기거나 파열될 수 있는데 발 뒤꿈치가 부어있거나 약간의 통증만 느껴지더라도 3~4일 정도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

발톱 아래 멍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는 발가락 부상도 흔하다. 보통 잘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뛰었을 경우 발생한다.

따라서 평소 달리기 전 팔 다리 스트레칭과 가벼운 조깅 등으로 부상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운동중독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부상도 뛰어야 낫는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부상이 발생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얼마 전부터 몸짱 열풍이 불면서 젊은 남성들을 중심으로 웨이트트레이닝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 웨이트트레이닝은 말 그대로 중량운동이기 때문에 근육과 관절에 강도 높은 자극이 가해진다. 하지만 이 또한 매우 강한 중독성을 보인다. 특히 부상이 있더라도 근육을 빨리 키우고 싶은 욕심에 운동을 강행하는 경우가 많고, 무리한 목표치를 세워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욕구도 매우 높은 편이다.

무리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부상을 당하기 쉬운 곳은 아무래도 척추나 관절부위다. 특히 상체운동 시에는 손목부위나 팔관절, 어깨관절 등에 부상의 우려가 있고 하체운동 시 무릎관절이나 척추에 부상을 입기 쉽다.

때문에 운동 전 스트레칭은 물론 정확한 자세로 운동을 해야만 관절과 척추에 비정상적인 자극이 가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손목보호대나 허리벨트 등을 착용하는 것도 부상을 예방하는데 좋다. 관절이나 근육부상으로 통증이 있다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

등산이나 베드민턴은 특히 장년층이 즐기는 운동이다. 주로 동호회를 통해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독돼 몸에 부담을 주기 쉬운 운동이다. 장년층의 경우 골밀도가 낮기 때문에 등산을 너무 자주하다 보면 정강이에 피로골절이 생길 수도 있다.

산길의 미끄러운 돌 등을 잘못 밟아 발목을 삐는 경우도 있는데, 대개는 휴식을 취하면 좋아지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산행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번 손상된 인대는 부상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완전히 회복되기 전까지는 등산은 물론 야외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베드민턴도 일반인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생활체육종목이다. 하지만 동호회 활동을 위주로 할 경우 운동중독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승부를 겨루는 종목인 만큼 경쟁심 또한 발동해 무리하게 운동하는 경우도 많다.

베드민턴은 순간적인 방향전환이 잦아 자칫 종아리 근육이나 무릎십자인대 등에 무리가 갈 수 있고, 점프도 많이 하기 때문에 척추에 부담이 갈 수도 있다. 그리고 스매싱이나 하이클리어를 할 때는 어깨부위에 무리가 갈 수 있어 베드민턴을 오래한 사람들의 경우 관절염이 더 빨리 오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운동에 대한 과한 욕심을 버리고, 특히 지나친 승부욕에 집착하다가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스스로 운동량과 강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