いりょう

<뇌과학연구 핵심 실험대상 `H.M' 사망>

그대로 그렇게 2008. 12. 6. 10:05

<뇌과학연구 핵심 실험대상 `H.M' 사망>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12.06 02:36

20대 여성, 서울지역 인기기사 자세히보기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세계 뇌과학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환자를 잃었다."
기억상실증을 앓으면서 인간의 기억에 관한 연구에 피실험자로 기여해온 헨리 구스타브 몰레이슨이 82세를 일기로 지난 2일 미 코네티컷주 윈저록스의 요양기관에서 호흡기 장애로 사망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사생활 보호를 위해 세계에는 H.M.이라고만 알려졌던 몰레이슨은 20대 이전에 벌어졌던 어릴 때의 일이나 대공황, 2차 세계대전 등은 기억하지만 이후로는 거의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심각한 기억상실증을 앓아오면서 지난 55년간 수백여건의 연구에 환자로 참여해 과학자들이 학습과 기억 등의 생리를 이해하는데 큰 기여를 해왔다.

몰레이슨은 9살 때에 코네티컷 하트포드의 집 근처에서 자전거에 치여 뇌를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에는 과학자들이 뇌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길이 없었고 사고 이후 왜 정신장애가 갈수록 심각하게 진행됐는지 알 수가 없었다.

몰레이슨은 27살 때 수시로 정신을 잃는 상황에 빠지자 하트포드병원의 신경외과 의사인 윌리엄 스코빌을 찾아갔고, 여러가치 치료 끝에 스코빌 박사는 뇌의 일부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 이후 그의 졸도증세는 완화됐지만 이 때부터는 조금 전의 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상실증을 겪게 됐다. 그가 밥을 먹거나 어디를 산책하거나 해도 이것이 매번 처음인 것처럼 여겨지게 된 것이다. 즉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능력을 그가 잃어버린 것이다.

이렇게 되자 스코빌 박사는 캐나다 몬트리올 맥길대학의 와일더 펜필드 박사에게 자문을 구하기에 나섰고 펜필드와 함께 연구를 하던 브렌다 밀너 박사가 이후 몰레이슨을 상대로 다양한 기억 테스트를 시작하면서 인간의 학습과 기억에 관한 과학자들의 이해를 영원히 바꾸는 길이 열리게 됐다.

당시에 많은 과학자들은 인간의 기억이 뇌의 일부 신경조직이나 부분이 아닌 뇌 전반에 걸쳐 이뤄진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1962년 밀너 박사가 몰레이슨과 함께 한 연구를 통해 그의 뇌 일부가 전혀 손상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결과를 내놓자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생각을 20초 정도는 유지하는 단기 기억력에는 문제가 없는 몰레이슨을 통해 인간이 새로운 기억을 생성하는데 있어서 뇌에 적어도 2개의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과학자들이 보게 된 것이다.

하나는 이름과 얼굴, 새로운 경험 등을 기억했다가 이를 의식적으로 되살리는 이른바 '서술적 기억'으로, 이는 해마상 융기 조직에 의존하고 있다. 몰레이슨은 이 조직이 수술로 손상됐다.

다른 하나의 시스템은 뇌의 다른 시스템에 의존하는 잠재의식으로 자전거를 몇년간 타지 않더라도 탈 수 있게 해주는 기억력이다.

밀너 박사는 몰레이슨은 자신의 어떤 테스트에도 응하고자 하는 호의적인 환자였다면서 그를 만날 때는 매번 전에는 만난 적이 없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고 회상 했다.

컬럼비아대의 신경과학자인 에릭 캔델 박사는 밀너 박사에 의한 몰레이슨 연구는 근대 신경과학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것 중의 하나였다면서 그들의 연구는 뇌의 2개 기억체계에 관한 연구의 길을 열었고 이후 인간의 기억과 정신장애에 관한 모든 연구의 기반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june@yna.co.kr
(끝)
< 긴급속보 SMS 신청 >
< 포토 매거진 >
< 스포츠뉴스는 M-SPORTS >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