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자전거 초보자의 스트라이다 시승기

그대로 그렇게 2008. 7. 30. 12:47

어제 스트라이다 5.1 버전을 샀다.

여기에 사진도 올리고 싶지만, 카메라를 안 가져와서... - -;;

 

어제는 저녁 늦게 찾아온지라 고이 모셔두고...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 초등학교에 끌고 갔다.

와우... 너무나 쉽게 언덕을 올라가는게 아닌가.

예전에 타던 중고 미니벨로는 낑낑대며 간신히 올라가던 언덕이었는데... 사정없이 올라가는 이 여유로움..

 

조기축구 하는 아저씨들 옆으로 살살 끌고 다녀봤다.

민감한 사람들이라면 기분 나빠할 달각거리는 소리가 났지만...

예전에 타던 낡은 자전거의 삐걱거리는 소리도 항상 감내하며 살아왔던 나였기에... 이런 작은 소리는 그저... 애교로 밖엔 생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굴곡진 보도블럭과 운동장을 달리면서...

이 스트라이다 자전거의 치명적인 약점을 발견했다.

그건 바로... 승차감이 영 아니라는 거다. 쇼바가 없어서 그런지 엉덩이가 많이 아프고 경추까지 흔들리는 느낌을 심하게 받은 것이다.

자동차는 가격이 올라가고 업그레이드가 될수록 (트럭제외.. 안타봐서 모름.) 승차감이 좋은데...

왜!!! 어찌해서 이 자전거는 가격이 두세배 업그레이드된 걸 샀음에도 불구하고 승차감이 더 떨어지는 걸까?

물론 스트라이다만의 문제일거다.

삼각형의 한 축에 붙여서 나온 안장이기 때문에 쇼바가 들어갈 틈이 없었을 수도...

그런데 1986년도에 처음 나와 세번 업그레이드 된게 이 5.1모델이라면서 안장의 문제는 이때껏 고려치 않은걸까?

 

너무나 깊이 실망했지만, 이미 타서 중고된 것 바꿀 수도 없고...

돈 아까워서 일단은 계속 타기로 했는데,

출근하면서 끌고 나온 느낌은... 덜컹거리는 안장의 기분나쁜 승차감 이외에는 뭐 대략... 만족스러웠다.

크랭크가 커서 그런지 기어가 없는 자전거라도 얼마든지 잘 달릴 수 있다는게 좋았다.

워낙 가벼워서 엘리베이터가 없는 내 사무실(?)에도 1층에서 2층까지 접지 않고도 사뿐히 들어올려 갖고 올 수 있었다는 점도 맘에 든다.

 

안장의 문제만 아니었다면 95점은 줬을 텐데...

제대로 세워지지 않는 것도 마이너스 5점이다.

꼭 옆의 뭔가에 기대어 세워야 하니...

 

물론 접을 수 있고, 어디든지 편리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고 심지어는 비행기에까지 태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긴 하다.

그런 장점 때문에 이 자전거를 살 결심을 했으니까...

아무리 후진 자전거를 사도 자전거 도둑들과 자전거 테러범(안장 훔쳐가기, 바퀴에 바람 빼놓기 등등...)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옆에 꼭 데리고 다니려고 이 자전거를 선택한 것이다.

 

그러니...  당분간 이뻐해 줘야지 뭐~~ (나중에 용돈? 빡세게 모아서 MTB 살 때까지...)

 

주)

내가 생각하는 자전거 쌩초보자 : 자전거를 끌고 타고를 반복한다. 대체로 끌고 다니는 시간이 더 많다.(예전의 내 모습... 아는 사람이 보고는 "왜 자전거를 타고 다니지 않고 끌고만 다니세요?" 이렇게 물어봐서 좀 난감한 적이 있었다는...)

초보자 : 지금의 나.

중급자 : 한손으로 아이스크림 먹고 한손으로만 잡고 타는 사람. 혹은 안장에 앉지 않고 서서타는 사람.(내 수준에선 이거 어렵다.)

고급자 : 비올 때 한손에는 우산들고, 한손으로 서류가방과 손잡이를 동시에 잡고 타던 어떤 양복입은 아저씨. 것두 사람많은 인도에서...             허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