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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뇌과학자의 뇌졸중 체험담.

그대로 그렇게 2008. 5. 27. 17:57

"근심없는 열반을 경험하려면 좌뇌의 속박에서 벗어나세요"

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8.05.27 15:33


美 뇌과학자의 뇌졸중 체험담 화제

"좌뇌(左腦)의 속박에서 해방되세요. '열반(涅槃·nirvana)'의 비밀이 거기 있습니다."

1996년 12월, 하버드대 뇌 연구소의 촉망받는 뇌 과학자였던 질 테일러(Taylor·49· 사진 )가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좌뇌의 혈관이 터지면서 골프공만한 핏덩어리가 생긴 것이다. 말을 할 수 없게 된 것은 물론, 어머니도 못 알아봤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 그녀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 보도했다.

"머릿속에서 날 괴롭히던 일상의 걱정거리들이 모두 사라지고, 지각능력이 신체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 작동하기 시작했어요. 마치 유리병에서 풀려난 마법사 같았죠." 8년여의 회복기를 거쳐 거의 완치된 지금, 테일러는 당시의 경험을 '열반'이라고 부른다. 열반은 일체의 속박에서 해탈(解脫)한 최고의 경지를 일컫는 불교 용어.

일반적으로 사람의 좌뇌는 자의식·분석력·판단력 등을, 우뇌는 창의력과 감정 등을 관장한다. 테일러는 좌뇌가 마비된 동안 체험한 우뇌의 힘과 무한한 가능성을 '열반'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인간이 좌뇌에 지배당할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좌뇌의 영향력에서 한 발 비켜서면 더 평화롭고 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테일러의 메시지는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올 2월 한 연례 과학포럼에서 그녀가 했던 18분짜리 강연 동영상은 조회수 200만 회를 돌파했고 지금도 매일 2만 명이 본다. 그녀는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08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고, 수기 '통찰력을 일깨워 준 뇌졸중'도 베스트셀러가 됐다.

테일러는 "우뇌 활용을 통해 평화를 얻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수록, 개인과 세계는 더 평화로워질 것이다. 열반의 경험은 바로 지금 우리 곁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녀가 우뇌 사용 훈련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추천한 활동은 수상 스키와 기타 연주, 스테인드글라스 만들기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