にっき

마요네즈를 만들어 봤다.

그대로 그렇게 2022. 2. 14. 12:56

이틀전 너무 바쁘게 돌아다니다가 결국 저녁 즈음 번아웃이 왔다. 

집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그날 따라 사람도 많고, 

옆에 7-80대 아저씨들 네분이서 식사를 하시고, 앞쪽으로는 세명의 3-40대 아저씨들이 식사와 술을 겸하며 떠들고 하는데... 밥을 먹고 나니까 기운이 축 쳐지면서 옴짝달짝 할 수가 없었다. 

근처 호텔에 가서 하룻밤 묵을까 생각도 해봤는데, 

그래도 집이 편하니까 어떻게 간신히 운전해서 집에 왔다. 

 

일요일 오전엔 마트에 가서 아들과 쇼핑을 하고, 

오후에는 걍 집에서 쉬려다가 지난 토요일 케이지프리 유정란을 갖고 와서 냉장고에 둘데가 없어 10개를 뒷베란다에 놓아 둔걸 갖고 마요네즈 만들기를 시도해봤다. 

겨자를 넣으라고 하는데, 집에 없어서 와사비도 괜찮단 글을 보고 와사비를 넣으려는 찰나... 생각이 났다. 

프랑스친구가 두달전에 디종 머스타드를 선물해줬다는걸... 

작은 병에 네가지가 들어 있는데, 어떤걸 쓸까 고민하다가 씨까지 들어 있는 머스타드병을 꺼내었다. 

역시 내 선택이 옳았다. 

몇년전 그것과 똑같은 디종 머스타드 큰 병을 보내줬었는데, 한국과는 너무나 다른 퀄리티와 맛 때문에 결국 얼마 못 먹고 버렸었다. 

그 맛과 똑같았다. 시큼털털하고 쓴맛 나는거...;;; 

그런건 절대 그냥 못 먹고 이런 마요네즈 만들 때 넣는게 제 격일 것 같다. 

 

어떻게 대충 만들었는데, 꽤 맛있고, 고급져보였다. 

사과, 바나나, 딸기를 썰어서 과일샐러드를 했는데 꽤 맛있었다. 

 

대신에 계란 흰자가 너무 많이 남았다는거...;;

걍 후라이팬에 구어 먹었어야 했는데, 또 활용해 보겠다고 버터쿠키를 만들었다. 

물론 맛있었지만, 대충 만들어서 그런가 모양도 엉망이고, 그 귀한 프랑스 브리타뉴 지방에서 나온 버터도 다 썼다. 

버터는 친구가 부쳐준게 아니라 마켓컬리에서 산거다. 

 

하... 이렇게 내 귀한 주말이 날라갔다. 

다음 주말을 기대하며... 오늘도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