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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랏차차! 쿵푸영어, 중국을 사로잡다.-- W

그대로 그렇게 2009. 3. 6. 14:18

으랏차차! 쿵푸영어, 중국을 사로잡다. 


쌍절곤을 멋지게 휘두르며 날렵한 쿵푸동작을 선보인다. 한손에는 마이크를 잡고 잠시도 쉬지 않고 무대 위를 누빈다. 남자의 몸짓에 천여 명의 관중이 환호한다. 남자의 말 한마디에 관중석은 순식간에 웃음바다로 변한다. 이 남자가 오늘 이 많은 사람들 앞에 선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서다. ‘쿵푸 영어’라는 독특한 영어 공부 비법으로 중국인들을 사로잡는 용창 씨. <W>가 그의 특별한 영어 이야기를 취재했다.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살고 있는‘쿵푸 영어’의 주인공 용창 씨(29, 영어이름 제이크 용). 그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뛰어다닌다. 그는 2007년부터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무료로 영어말하기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신장 사람 2,000만 명중 최소 500만 명이 유창하게 영어를 말하게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의 강의는 매우 시끄럽다. 사람들은 큰소리로 영어단어를 외치고, 심지어 말싸움도 한다.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용창 씨는 두 사람씩 짝을 지어 영어 말싸움을 시킨다. 정신없이 떠들고 아무 말이라도 내뱉으면서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그만의 방법이다. 그의 강의에서 사람들은 쉴 새 없이 웃고 떠들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키운다. 그의 강의는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상관없다. 기차 안, 아파트 단지, 심지어 농구경기가 열리는 체육관에서 잠깐의 휴식시간을 이용해 강의를 하기도 한다.

 

지금은 쿵푸 영어로 중국 대륙을 사로잡고 있지만 용창 씨는 대학에 입학하던 10년 전만 해도 영어 한마디 하기가 두려웠다. ‘study'의 뜻을 몰라 비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때부터 용창 씨만의 혹독한 영어훈련이 시작되었다.

 

평소 쿵푸를 좋아하던 그는 쿵푸를 연마하듯 매일 15시간 이상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쿵푸의 다리 올려 뻗기와 같은 고난도의 동작을 한 후 정해진 분량의 영어 단어를 외울 때까지는 다리를 내리지 않는 등 쿵푸와 영어를 결합시킨 자신만의 훈련을 시작했다. 목표량을 다 외우지 못하면 화장실도 가지 않고, 밥도 먹지 않았다. 영어로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일부러 사람이 많은 거리에 서서 크게 영어로 외치는 일도 많았다. 매일같이 이런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결과, 그는 1년 만에 동시통역이 가능할 정도의 영어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지금은 UNESCO, WHO 같은 국제기구 회의의 동시통역을 맡을 정도로 영어실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여전히 매일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자정이 넘도록 영어공부를 계속한다. 용창 씨가 이처럼 열정적으로 영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W>는 중국 신장에 불고 있는 쿵푸 영어의 열기와 이에 비친 오늘의 중국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