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암
구강암 - 담배·술 즐기면 발병률
37배나
환자 90%
흡연자… 남자가 6배 잘걸려
잘 낫지않는 입안상처 반드시 검진받도록
조기발견 못하면 수술후 5년생존율 50%이하로
‘뚝’
‘0·4·6·13·37·50·90·95·300·1,500·32만·60만’
흡연으로 발생하는 구강암과의 관계를 나타낸
수치들이다. 한마디로 말해 흡연이 부르는 레퀴엠(requiem : 진혼곡) 숫자들인 것이다.
일반인들은 대부분 ‘입안에도 암이
생기느냐’며 반문한다. 그러나 몸의 모든 조직에는 암이 발생할 수 있고 구강도 예외일순 없다. 그러나 구강암에 대한 인식결여와 정보부족으로 이
끔찍한 질병에 대한 관심도는 ‘0%’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세대 치대 예방치과학교실 권호근 교수는
“구강에 암이 생기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구강내 점조직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담배 속의 ‘300’여 가지 발암물질이 구강암을
일으키는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인체에 발생하는 암의 약 ‘4%’를
차지하는 구강암은 여자보다 남자에게서 높게는 ‘6배’ 정도의 발병률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이는 흡연율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997년 발표한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1996년도 사망자 수를 기준으로 한 8대 치명적 암은 폐암,
위암, 직·결장 암, 간암, 유방암, 식도암, 구강암, 자궁경부암 순이었다. 구강암의 위험성을 확인시켜준 공식적인
자료다.
구강암을 일으키는 가장 확실하고 위험한
요소로 치과의사들은 하나같이 흡연을 꼽는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구강암 발생률이 ‘13배’까지 증가하고, 여기에 음주가 더해진다면
그 가능성은 최고 ‘37배’까지 뛴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혀, 잇몸, 점막, 입천장, 구강바닥, 목 등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는 구강암은 때론 자각증상 없이 모르는 사이에 복병처럼 찾아든다.
입안이 헐거나 붓고 딱딱해지는 암의 징후를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대부분 가벼운 구강질환으로 생각, 넋 놓고 있다 말기 암 판정을 받은 사례도 전해진다.
작년 11월 17일 오른쪽 아래 어금니
부위에 발생한 구강암 절제 수술을 받은 박모(49)씨는 현재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다.
“구강암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다른 암보다 더
무서운 것 같습니다”라고 더듬더듬 말하는 박씨는 군대시절부터 20년 이상 하루에 한 갑씩 담배를 피운 게 큰 원인으로 작용해 암을 얻게
됐다.
1년여 전부터 어금니 부위에 조그마한 상처를 갖고 있던 박씨는 그저 평범한 잇몸 염증으로 여기고 생활에 아무런 불편 없이 지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갑자기 찾아온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박씨는 청천날벼락 같은 암 선고를 받았다.
또 장장 15시간 30분에 걸친
수술을 받은 박씨는 성대 반쪽도 함께 잃어 예전처럼 말을 하기가 힘들다.
구강암의 발견이 늦어지면 수술을 한다해도 5년 생존율이
‘50%’이하로 매우 낮다고 치과의사들은 설명한다.
경희대 치대 구강악안면외과학교실 유동목
교수는 “구강구조는 해부학적으로 매우 복잡해 미세하게 퍼져 있는 암 절제에 제약이 많다”며 “이로 인해 재건수술이 힘들고 재발률도 높아 장기간
생존률이 낮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치대 구강악안면외과학교실 차인호
교수는 “구강암 환자 중 ‘90%’이상이 흡연경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구강암은 2차성 종양을 만들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구강암환자를 추적 조사해본 결과 구강내 점막이 자극받아 희거나 붉게 변하는 백반증과 홍반증이 전암병소로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담배를 많이 피는 사람일수록 전암병소가 생길 확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50세 이상의 줄담배흡연자의 경우
볼이나 어금니에 나타나는 백반증은 약 15%정도가 암으로 발전하며 설암의 ‘95%’이상에서 이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것으로
관찰됐다.
서울대 치대 구강악안면외과학교실 명훈 교수는 “입안의 상처가 2주 이상 낫지 않는다면 그것은 암 덩어리일 가능성이 크다”며
“후기 암으로 진행되기 전에 필히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내에서는 적어도 연간 ‘1,500’여명의 구강암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1997년도 세계보건기구 연간보고서는 매년 전세계적으로 ‘60만’ 명의 구강암 환자(남자 40만·여자 20만 명)가 새로
발생하고 ‘32만’ 명이 구강암으로 사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