にっき

배추김치

그대로 그렇게 2014. 9. 22. 14:07

간만에 배추김치를 담궜다.

한국에 온 이후 처음이다.

지난 토요일 배추 한포기, 무 한개를 사서 배추를 절이고 무를 썰어 놓은 다음,

일요일 오전에 속을 넣어 버무렸다.

예전엔 몰랐는데, 자꾸 김치를 담구어 보니 김치에는 고춧가루가 생명이란 생각이 많이 든다.

첨엔 얼마나 넣어야 할지 몰라서 고춧가루를 적게 넣고 하다 보니 김치가 허옇고, 맛 없어 보였는데(그래도 맛있긴 했슴...;;;)

지금은 고춧가루를 많이 넣어서 빨갛게 김치를 한다.

그러니까 더 새콤하고 맛있는 것 같다.

 

암튼... 어제 오전 김치를 담근 다음, 아이들과 함께 등산을 갔다.

안 가봤던 코스로 가서 그런지 많이 힘들어 했는데 내려오는 중에 아이들이 이러는 것이다.

"엄마, 집에 가면 죽밥(밥을 물에 넣고 끓인 밥) 해주세요. 김치가 있어서 참 좋아요."

그동안 김치냉장고에 있던 시어빠진 배추김치만 먹다가 간만에 햇김치를 담궈주니 이렇게나 좋아하는구나...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짠했다.

 

김치를 아침에 먹으면서도 둘째는...

"아주 간이 딱 배어 있어서 먹기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맛이에요."

이러고...

 

미국에서는 자주 김치를 해주었었는데, 여기선 바쁘다는 핑계로...

또 김장김치 있다는 핑계로 안해줬더니 퍽이나 먹고 싶었던 모양이다.

 

언제나 먹을 것을 위하여 움직이는 아이들...

산에 갈 때도 첨엔 컵라면, 두번째는 샌드위치와 도너츠에 꾀임을 당해 갔던 아이들...

애들한테는...

"너네 이렇게 먹는 것, 잠자는 거에 약한 거 엄마 닮아서 그래~"

이렇게 이야기 하지만...

 

요즘 불경을 읽으면서...

언젠가는 자는 것, 먹는 것도 참고 수행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는다.